게임산업 세대교체…온라인게임 올 25% 성장 1위 질주

입력 2003년 5월 6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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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밀리언 셀러를 속속 탄생시키며 국내 게임산업을 이끌어 온 PC게임 시장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PC게임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그 동안 아케이드게임(오락실)과 PC게임 위주였던 국내 게임시장의 주도권이 최근 인기가 솟구치고 있는 온라인게임과 비디오게임(콘솔)으로 곧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몰락의 징후=6일 게임 제작업체 비스코에 따르면 2000년 11월 발매한 PC게임 ‘하얀마음 백구’는 2001년 어린이날을 기해 누적 판매량 5만장을 넘어섰다. 2002년 11월 시장에 나온 속편 ‘하얀마음 백구3’의 올 어린이날 누적 판매량은 3만장 정도. 비스코측은 “최근 PC게임 시장은 규모 자체가 축소됐다”며 “업계에서는 타이틀 당 시장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게임 유통시장의 특성상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으나, 과거 PC게임 판매 순위 5위권 안에 들기 위해서는 월 판매량이 6만∼7만장 정도는 돼야 했다. 최근에는 ‘하얀마음 백구3’처럼 3만장 정도만 팔면 톱5 안에 든다는 게 업계의 설명.

PC용 게임과 콘솔용 게임을 모두 내놓고 있는 EA코리아에 따르면 일부 게임에서 콘솔과 PC게임의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레이싱 게임 ‘니드포 스피드 무한질주2’의 경우 국내에서 PC용은 1만5000장이 팔린 반면 콘솔용은 2만장이 팔렸다. 농구게임 ‘NBA라이브 2003’은 PC용이 2만장, 콘솔용은 1만8000장이 팔렸으나 “과거 축구게임 ‘FIFA’가 PC용이 13만장, 콘솔용이 2만장 팔린 것에 비하면 콘솔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TV와 인터넷으로=작년 일본 소니사 비디오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2(PS2)의 판매량은 약 30만대. PS2용 게임 타이틀은 약 140만장이 팔렸다. 소니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코리아(SCEK)는 “타이틀 판매량으로 유추한 결과 작년 2월22일 정품이 나오기 전에 이미 20만대 정도의 밀수품이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PS2용 타이틀의 판매량은 아직 PC게임 베스트셀러에는 못 미치지만 꾸준히 5만장 이상 팔리는 인기 타이틀이 많다. SCEK측은 “저변이 확대되는 징후로 해석하고 있으며, 조만간 PC게임을 능가하는 대작 타이틀이 출현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한편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1, 2년 사이 국내 게임시장의 최강자로 떠오른 온라인게임 역시 작년 시장규모 4424억원에서 올해에는 5531억원으로 2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PC버리고 온라인으로=그동안 PC게임 위주로 비즈니스를 해온 업체들도 속속 온라인 게임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스타크래프트’ 개발사인 미국 블리자드사는 최근 ‘워크래프트3’를 끝으로 새 PC게임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워크래프트의 온라인 게임 버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국내 온라인 게임 업체를 상대로 서비스 계약을 추진 중이다.

스타크래프트 국내 유통사로 대박을 터뜨린 한빛소프트 역시 제작비 100억원과 개발 인원 60여명을 투입해 온라인 게임 ‘탄트라’를 개발 중이다. 웬만한 영화 한 편과 맞먹는 제작비를 투입한 탄트라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와 하반기 온라인게임 시장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빛소프트 김영만 사장은 “이제 PC게임만으로는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온라인게임을 위주로 하면서 콘솔용 게임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회사가 앞으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