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세진 박사는 “한국인이 가장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도록 해주는 맞춤 베개를 만드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가장 좋은 베개는 사람이 편안하게 서 있을 때의 자세를 잠자리에서도 유지해 주는 베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베개는 가운데가 높아 누웠을 때 목을 약간 들게 만든다. 이 때문에 머리와 척추를 이어주는 경추에 부담을 준다. 머리와 목을 잘 받쳐주는 것이 가장 좋은 베개지만 사람마다 머리 모양이 다르다는 점이 문제다.
연구팀은 한국인의 머리 모양 특성은 물론 개인의 머리 모양과 각 부위의 무게에 맞춰 가장 편안하게 머리를 감싸고 받쳐주는 베개를 만드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먼저 3차원 스캐너와 카메라로 머리와 목의 주요 지점을 찍은 뒤 이 정보를 이용해 가장 편안한 베개의 모양을 만든다. 또 베고 누웠을 때 베개의 각 지점이 받는 서로 다른 압력을 측정해 베개의 높이와 경도를 조절했다. 많이 눌리는 부분은 약간 딱딱하게 하고 조금 눌리는 부분은 부드럽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또 연구팀의 조사 결과 한국인은 뒤통수가 많이 나오지 않고 목의 굴곡이 별로 없는 머리형이 전체의 5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이 긴 머리형은 19%, 머리의 굴곡이 적고 짧은 목의 머리형은 23%를 차지했다. 뒤통수가 많이 나오고 목이 둥그런 머리형은 7%로 가장 적었으며 노인층에서 많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국인의 일반적인 머리형에 각 개인에 대한 정보를 더해 맞춤 베개를 만든다. 대체로 맞춤 베개는 목 부분이 둥그렇게 튀어나와 있다.
박 박사는 “맞춤 베개를 일반인에게 실험한 결과 80% 이상이 수면 만족도가 더 올라갔다”고 밝혔다. 수면의 질도 일반 베개가 89%인데 비해 맞춤 베개는 95%에 달했다. 수면의 질은 잠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 중 실제로 잔 시간의 비율로 측정했다.
박 박사는 “이 기술을 벤처기업인 트윈세이버에 이전해 앞으로 시장에다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베개와 함께 개발 중인 맞춤 침대는 물론 헬멧, 안경, 가발 등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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