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물-생명체 찾기 ‘3총사’ 뜬다…美 탐사로봇 발사 예정

화성이 지구에 6만년 만에 대접근하는 시기에 맞춰 미국과 유럽이 생명의 흔적을 찾기 위한 탐사로봇 3대를 화성에 보낸다. 이들이 내년 1월부터 화성을 누비기 시작하면 과연 누가 먼저 물과 생명체의 흔적을 찾아내 소식을 보내줄지 관심거리다.

지구와 화성이 태양 주위를 돌다보면 태양-지구-화성이 2년48일마다 주기적으로 일직선상에 놓이게 된다. 지구와 화성은 원이 아닌 타원운동을 하기 때문에 8월 27일 화성은 6만년 만에 가장 가까운 5452만km까지 접근해 가장 멀 때(4억km)보다 7.2배나 크게 볼 수 있다.

이 대접근에 맞춰 유럽우주국(ESA)이 먼저 화성탐사에 나섰다. 2일 밤 러시아 로켓으로 화성탐사로봇 비글2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8일과 25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델타로켓에 실어 쌍둥이 화성탐사로버(MER-A, B)를 발사할 예정이다.

3개의 로봇은 에어백 속에 넣어 화성 상공에서 낙하산으로 투하된다. NASA의 화성탐사로버는 착륙 때 충격으로 최고 1km나 튀어 올랐다가 내려앉기를 반복하면서 안착하게 된다.

화성탐사로버는 서로 화성의 반대편에 있는 구스타프 분화구와 테라 메리이다니에서 물과 생명체가 남겼을지 모르는 독특한 ‘화학적 지문’을 찾는 게 임무다.

NASA는 현재 활동 중인 화성관측선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호와 오디세이호가 보내온 사진을 판독해 155곳 가운데 과거에 물이 흘렀고 생명체가 살 수 있었을 것으로 기대되는 두 곳을 탐사지역으로 선정했다.

무게 180kg인 로버는 장애물을 피해 3∼4개월 동안 1km를 움직이며 수많은 실험을 한다. 7년 전에 화성을 누볐던 10kg짜리 소저너가 90m를 움직인 데 비해 훨씬 기동성이 뛰어나다. 로버는 360도를 모두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카메라, 돌을 깎아 내부까지 관찰할 수 있는 그라인더와 현미경, 분광계 등 각종 실험 장비를 갖고 있다.

무게 30kg의 비글2호는 주머니 시계처럼 생겼다. 비글2호는 화성 표면에 도착하자마자 4개의 태양전지판이 펴지고 파노라마 카메라, 로봇팔이 작동하게 된다. 바퀴가 없어 움직이지는 못한다. 그러나 1.5m 깊이까지 흙을 팔 수 있는 로봇팔이 돌을 그라인더로 분쇄하고,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분광계로 광물의 성분을 분석하는 어려운 일을 하게 된다.

우주기구가 없는 영국은 레스터대가 중심이 되고 영국복권협회 등이 개발비 확보에 뛰어들어 어렵게 비글2호를 제작했다. 무려 2만3000여명의 직원을 둔 공룡 우주기구인 NASA와 맞붙어 얼마나 선전할지 관심거리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 do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