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터넷]'어머니와 함께 하는 어린이 네티켓 교실' 르포

  • 입력 2003년 7월 7일 18시 10분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 참여기관인 서울경찰청 주최로 열린 어린이 네티켓 교실에 어린이와 어머니가 함께 참석해 강의를 듣고 있다.-김태한기자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 참여기관인 서울경찰청 주최로 열린 어린이 네티켓 교실에 어린이와 어머니가 함께 참석해 강의를 듣고 있다.-김태한기자
《“인터넷을 오염시키는 사람들에게는 ‘레드카드’를 주고 싶어요.” 2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어머니와 함께하는 어린이 네티켓 교실’. 강당을 가득 메운 초등학교 3∼6학년 어린이와 학부모 800여명은 4시간에 걸친 강의가 조금도 지루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참석한 어린이들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강사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 행사는 본보가 주최하는 건강한 인터넷 캠페인 참여기관인 서울경찰청이 어린이에게 올바른 인터넷 사용 예절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 부모와 자녀가 네티켓을 함께 배움으로써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인터넷을 건강한 사이버 공간으로 만들자는 뜻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첫 시간 주제는 ‘사이버 범죄로부터 자녀 보호하기’.

다른 사람의 온라인 게임 ID를 도용해 아이템을 훔친 중학생,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로 유료서비스를 받은 고등학생 등 사이버범죄 사례와 이에 대한 대응법이 소개됐다. ‘인터넷에서 남에게 욕을 하는 행위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설명에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미처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인터넷을 건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네티켓을 잘 지켜야한다는 것은 어린이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눈치였다. 어머니와 함께 행사에 참가한 초등학교 6학년생 김모군(13)은 “네티즌 모두 네티켓을 잘 지키면 인터넷이 지금보다는 훨씬 편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시간은 ‘올바른 네티켓과 유해사이트 대처 방법’.

강사로 나선 ‘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의 정연실 교사(서울 미양초등학교)가 어린이들에게 인터넷에서 겪은 불쾌한 경험을 물었다. 어린이들에게 던져진 질문은 ‘스팸메일을 받아 봤는가’, ‘저절로 성인 사이트에 접속된 적이 있는가’, ‘인터넷에서 이상한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었나’ 등. 놀랍게도 어린이 대부분이 그런 경험이 있다고 손을 들었다.

어린이들은 “편리한 생활의 도구인 인터넷도 잘못 활용하면 쓰레기통이 될 수 있다”는 정교사의 설명에 공감해 스스로 네티켓을 잘 지키는 네티즌이 될 것을 다짐했다. 5학년 이모양(12)은 “인터넷 채팅을 하다가 친구와 욕을 하고 싸운 적이 있다”며 “이제부터는 네티켓을 철저히 실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학부모들은 담담한 반응의 자녀들과 달리 “인터넷 오염의 실상이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며 적잖이 놀라는 모습. 6학년생 아들을 둔 정순녀씨(39)는 “스팸메일 얘기는 들었지만 우리 아이가 매일 그런 것을 받고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며 “집에 돌아가면 당장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4학년생 딸과 함께 참석한 주효경씨(36)는 “집에 스팸메일 차단도구를 설치했지만 인터넷 유해정보를 원천적으로 막기엔 역부족”이라며 걱정했다.

이날 전문가 강사들이 인터넷 유해정보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제시한 최선의 처방은 부모의 애정과 지속적인 관심.

정 교사는 “아이들은 유해정보에 대한 대응능력이 미숙하기 때문에 부모의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녀들이 평소 어떤 사이트에 자주 들르고 유해정보 피해에 따른 신고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정도는 필수적으로 알아둬야 한다는 설명. 컴퓨터를 거실에 내놓고 온 가족이 함께 쓰는 것도 자녀들의 과도한 컴퓨터 사용을 막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전문의 신영철 박사는 “아이들은 항상 새로운 자극을 찾는 경향이 있으므로 자녀들이 인터넷 대신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건강한 인터넷 참여기업-기관▼

▽공동주최사(22개)=동아일보(동아닷컴, 소년동아일보) KT KTF 데이콤 하나로통신 다음커뮤니케이션 NHN 드림위즈 야후코리아 엠파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프리챌 SK커뮤니케이션즈 네오위즈 하나로드림 넷마블 영진닷컴 지란지교소프트 에듀박스 인터정보 모비젠 컴트루테크놀러지

▽공동주최기관(7개)=한국개발연구협의체(CODS) 정보보호실천협회 학부모정보감시단 서울지방경찰청사이버범죄수사대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한국사이버감시단 한국웹사이트개발평가원

▽후원(2개)=정보통신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