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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정보통신처 박종익(朴鍾益) 부장은 “인터넷 익명성은 장점에 비해 단점이 너무나 많다”며 “고심 끝에 2000년 1월 학교 홈페이지에 완전실명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의 인터넷 실명제 실험=과거 숙명여대 홈페이지 게시판은 숙명여대생들의 것이 아니었다.
아무나 게시판의 글을 읽고 쓸 수 있어 게시판의 80%는 외부 사람들이 올린 광고성 글이나 다른 학교 학생들이 올린 글이었다.
박 부장은 “인터넷사용주소(IP)를 확인했더니 한 사람이 여러 개의 ID로 수십 건의 글을, 마치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의 논쟁인 것처럼 올리기도 했다”며 “학교 차원에서 글을 지우고 또 지워도 소용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1999년 말 숙명여대는 인터넷 학사운영시스템 도입을 앞두고 인터넷 실명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더러운’ 학교 홈페이지를 떠나는 학생들을 붙잡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선 모든 숙명여대생들에게 학번을 기준으로 새로운 ID를 나눠줬다. 외부인은 주민등록번호와 연락 전화번호를 입력한 뒤 회원 가입을 하도록 했다. 외부 네티즌들은 실명확인 작업을 거쳤다. 광고성 글은 학교와의 협의를 거친 글만 게재했다.
그후 3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숙명여대 인터넷 게시판은 대학생들의 건전한 토론장이나 정보 교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실명제의 어려움=하지만 실명제를 시작한 직후에는 학생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학교에 대한 정당한 건의까지 숨을 죽였고, 토론은 얕은 말장난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경제학과 2학년인 송언정씨는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실명으로 교수님의 강의를 평가하는데 실명이 남는다는 사실 때문에 냉정한 평가가 어렵다”며 “실명제가 반드시 좋은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숙명여대는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해 8월 ‘닉네임(별명)’제를 도입했다. 회원 가입은 실명으로 하지만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는 별명을 쓸 수 있도록 한 것.
언론정보학과 1학년 김효진씨는 “최근 숙명여대생 한 명이 외부 언론사의 명예기자로 활동하며 잘못된 기사를 쓴 적이 있는데 닉네임제 덕분인지 다양한 글들이 올라와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학생은 “닉네임제는 인터넷 실명제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이라 설명했다.
▽운영의 묘=숙명여대는 현재 학교 홈페이지 외에 그 산하의 교수 및 학생, 연구소, 단체의 홈페이지에는 익명제 운영을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익명성이 보장되는 홈페이지에는 여전히 광고성 글과 욕설이 담긴 글들이 올라온다. 하지만 사용자 수가 제한돼 있어 충격이 적다. 또한 이 같은 홈페이지는 이용자가 적어 이런 글도 계속 줄고 있다.
숙명여대 정보통신처장 최종원(崔鍾元) 교수는 “인터넷의 다양한 목소리는 풍선과 같아 한 쪽을 누르면 다른 곳으로 퍼져 간다”며 “인터넷의 다양성을 위해 익명성을 보장하는 공간을 남겨 뒀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건강한 인터넷 참여기업-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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