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좀 쉬면 나아지려니’ 하고 눈을 감고 있거나 낮잠도 자봤지만 편해진 것도 잠시, 점점 눈을 뜨기조차 어려워졌다. 안과에 갔더니 눈마름증(안구건조증)이라며 인공눈물을 수시로 눈에 넣으라고 할 뿐 특별한 치료는 없었다.
눈마름증은 각막 표면이 마르는 병으로 중년 이후, 특히 폐경기 여성에게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스트레스나 대기오염, 생활환경변화 등으로 인해 젊은 남성들에게서도 가끔씩 볼 수 있다.
한방에서는 눈마름증을 ‘안정(眼精)의 진액 부족’으로 표현하는데 원인을 간장의 열(熱)과 신장의 수기(水氣) 부족으로 본다. 따라서 치료는 간장의 열을 풀어주고 눈에 진액을 공급해주는 원천인 ‘신장의 물’의 기운을 돋워준다.
구기자와 곡정초를 차처럼 끓여 마시면 도움이 될 수 있다. 구기자는 피로를 심하게 느끼는 눈마름증, 곡정초는 시력이 떨어지면서 생긴 눈마름증 환자에게 좋다. 물 1L에 약재 20g을 넣고 약한 불에 20분 정도 끓여 마시면 된다.
민간요법으로 감잎을 끓여 마시기도 하는데 효과를 기대하기는 좀 어렵다. 흔히 눈이 침침하거나 시력이 떨어진다며 결명자를 끓여 마시기도 하는데 이 약재는 성질이 차기 때문에 대장기능이 약하고 평소 추위를 느끼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또한 눈에 영양을 주는 검은깨 잣 등 견과류와 동물의 간, 다시마, 시금치, 당근, 버섯 등 비타민 A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 것도 좋다.
침 원리를 이용한 지압도 효과가 있는데 눈의 안쪽 가장자리에 있는 정명혈, 눈썹의 안과 바깥쪽의 끝자락에 있는 찬죽혈과 사죽공혈을 수시로 누르거나 비벼 주면 눈 뜨기가 훨씬 편해진다.
건조한 날에는 실내에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약간 높게 유지해주고 머리염색약이나 헤어드라이어의 사용,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오래 쐬는 것 등은 자제하는 편이 좋다.
윤영석 춘원당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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