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이 ‘서울 제일정형외과병원의 신규철 원장이 주사제를 링거액에 섞어 정맥주사만으로 추간판탈출증(디스크) 환자 10명을 치료한 결과 9명에게서 효과가 있다고 최근 세계척추학회에 발표했다’고 보도하자 이 병원에 환자가 벌떼처럼 몰려들고 있는 것.
막상 환자가 몰려들어 연말까지 진료예약이 밀리자 병원측에서도 진화에 나섰다.
신 원장은 “디스크 주사요법에 해당되지 않는 환자도 많으며 주사요법이 모든 디스크를 치료하는 만능은 아니다”고 말했다. 디스크 주사요법은 디스크로 인해 주변 신경과 근육에 염증을 일으키는 종양괴사인자(TNF-α)를 차단해 신경손상을 막아줌으로써 수술과 비슷한 효과를 노리는 치료법. 따라서 디스크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며 통증만 차단시킨다. 디스크 주사요법에 해당되는 환자는 △손이나 발이 짜릿하고 허리에 통증이 있으며 △디스크로 인해 손발에 힘이 빠지는 등의 마비 증세가 없고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상 디스크가 빠져 나온 흔적 등이 보여야 된다고 신 원장은 설명했다.
그러나 디스크 수술 뒤 수술 부위 인대나 주위 조직의 섬유화가 진행돼 통증이 생기거나 나이가 들면서 척추가 좁아져 허리통증이 오는 ‘퇴행성 척추협착증’과 척추뼈가 앞으로 튀어나온 ‘척추전방전위증’ 등의 경우는 이 주사요법엔 해당이 되지 않는다.
또 이 주사요법은 임상사례가 너무 적다는 점과 몸무게 60kg 기준으로 약값만 150여만원으로 고가인 것도 감안해야 될 사항.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 치료법에 해당되는 경우는 수술이 꼭 필요한 중증이 아닌데다 자연스럽게 나을 확률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별도의 주사요법을 시행하지 않아도 되며 주사요법의 효과나 장기적인 부작용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사요법에 사용되는 종양괴사인자 차단제는 일종의 면역억제제이므로 몸에 패혈증이나 결핵 등의 세균 감염이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심부전증이 있는 환자나 간이나 콩팥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피해야 된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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