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홈서버 갖추면 '꿈의 디지털홈' 현실로

  • 입력 2003년 9월 22일 17시 54분


ETRI 디지털홈 시스템 개발담당 연구원들이 홈서버를 활용한 화상통화 기능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디지털홈 시스템 개발담당 연구원들이 홈서버를 활용한 화상통화 기능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집집마다 디지털홈이 보급되면 공상과학 속의 이야기가 현실이 됩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 컴퓨터소프트웨어연구소의 김채규 소장은 "조만간 디지털홈 기술이 대중화돼 모든 가정이 첨단 정보센터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출 중에도 집안의 오디오나 비디오 기기를 작동시켜 인터넷으로 감상하고, 개인휴대단말기(PDA)로 집안의 전기 및 전자장치를 제어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한국산 디지털홈 시스템, 세계 표준을 노린다=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ETRI 컴퓨터소프트웨어연구소 디지털홈 시스템 개발진은 요즘 디지털홈 시범사업 준비로 여념이 없다. 2007년 1000만 가구 보급을 목표로 올 연말 시작되는 정부의 디지털홈 시범사업에 이 연구소의 기술이 표준으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ETRI의 디지털홈 기술은 공개 운영체제인 리눅스를 기반으로 개발돼 세계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 소장은 “리눅스를 쓰기 때문에 로열티 부담이나 기술종속의 우려가 없고 각종 디지털 기기와의 연계 기능도 탁월하다”고 밝혔다.

서버와 단말기 등 ETRI의 디지털홈 장비에는 ‘큐플러스’라는 리눅스 운영체제 칩이 들어간다. 큐플러스는 각각의 디지털홈 장비를 위해 ETRI 개발진이 칩 형태로 만든 ‘임베디드 리눅스’ 운영체제. 김흥남 임베디드소프트웨어기술센터장은 “운영체제를 반도체칩에 담았기 때문에 각각의 기기는 가전제품처럼 켜지는 속도도 빠르고 사용법도 단순하다”고 설명했다.

▽영화속 상상이 현실로=홈서버는 집안에서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실현해주는 디지털홈 기술의 핵심기기. 현재 개발된 홈서버는 DVD플레이어, 디지털TV 수신기, 인터넷 검색, 노래방, 인터넷 멀티미디어 파일 재생, 전자책 등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전우 임베디드시스템구조연구팀장은 “앞으로 가정마다 홈서버 한 대만 있으면 웬만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척척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각 가정의 홈서버는 또 초고속인터넷망으로 연결돼 화상통화, 원격감시, 파일전송 등에도 활용된다. 실제로 홈서버에 연결된 전화기로 다른 사용자를 호출하자 모니터 화면에 상대방의 모습이 나타나면서 화상통화가 됐다. 통화 도중 쇼핑몰에 접속해 특정 제품의 카탈로그를 함께 보면서 즉석 품평회도 할 수 있었다.

▽PDA로 집안일까지=집 안팎에서 출입구나 전등, 가전제품 등을 제어할 수 있는 홈오토메이션 기능은 디지털홈 기술의 하이라이트. 박광로 제어소프트웨어연구팀장은 “PDA나 휴대전화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든지 홈서버에 접속해 집안의 전기 및 전자 장치를 제어할 수 있다”며 전등과 VCR를 제어하는 모습을 즉석에서 시연해 보였다. PDA 화면에서 가스 점검 메뉴로 이동해 ‘닫기’를 실행하자 열려있던 가스밸브가 저절로 잠겼다. 집안의 창문이 열리는 순간 감시카메라에 녹화된 화면이 밖에 있는 사용자의 PDA로 전송돼 나타났다.

김채규 소장은 “한국은 정보통신 인프라가 우수해 디지털홈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유리한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며 “국제 표준 분야 시장 선점을 목표로 상용기술 개발과 민간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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