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행복한 세상]“난 배경음악 깔고 통화한다”

  • 입력 2003년 9월 24일 16시 19분


휴대전화 벨소리에는 최신 유행음악이나 소리가 반영된다. 왼쪽 사진은 요즘 통화대기음 1순위를 달리고 있는 '10 minutes'의 가수 이효리, 오른쪽은 직장인 사이에서 패러디 버전이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카드의 광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휴대전화 벨소리에는 최신 유행음악이나 소리가 반영된다. 왼쪽 사진은 요즘 통화대기음 1순위를 달리고 있는 '10 minutes'의 가수 이효리, 오른쪽은 직장인 사이에서 패러디 버전이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카드의 광고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아프냐…, 나도 아프다.”(아기 목소리)

“열심히 일한 당신, 더 일해라. 개뿔 뭐 한 일이 있다고…, 전화한 당신 기다려라, 전화 받을 때까지….”(중후한 남성 목소리)

‘따르릉’하는 단조로운 통화연결음을 대신해 개성도 표현하고 기다리는 지루함을 줄여주는 통화연결음이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대화 중에 배경음악을 깔아주는 BGM서비스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벨소리를 들으면 유행이 들린다=다날 5425 소리바다 등 통화연결음 제작업체들이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를 통해 제공하는 벨소리 중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이효리의 히트곡 ‘10 Minutes’. 최근 신곡을 발표한 휘성의 ‘With me’도 다운로드 순위 1, 2위를 다투고 있다.

가요 순위가 벨소리 다운로드 순위에 그대로 반영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가요 외에 가입자들이 좋아하는 ‘소리’도 벨소리 인기순위를 보면 알 수 있다.

고화질(HD) TV의 수요를 촉발시키며 폭발적 인기를 끈 MBC 드라마 ‘다모’의 채옥 테마곡 ‘단심가’도 각 업체별 다운로드 순위 상위에 랭크돼 있다. 극중 황보윤이 장채옥에게 한 대사 “아프냐, 나도 아프다”를 아기 목소리로 패러디한 통화연결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당근쏭’ ‘우유쏭’ 등 쏭 시리즈와 이중 ‘우유쏭’을 패러디한 ‘소주쏭’ 등의 인기도 통화연결음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드라마 처럼 통화하자=KTF는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다양한 배경음악을 들을 수 있는 ‘BGM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우자나 연인 친구 등에게 생일 축하 전화를 할 때는 귀에 대는 스피커를 통해 생일 축하 노래를 틀어줄 수도 있으며 사랑을 고백할 때는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감미로운 클래식을 배경음악으로 깔 수도 있다.

KTF 응용서비스팀 이동익 팀장은 “볼륨을 줄이고 공포영화를 보면 공포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청각은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며 “휴대전화 서비스에서 벨소리 통화연결음 등 청각 콘텐츠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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