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영국 BBC방송이 전해 국내 언론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었던 소행성 ‘2003 QQ47’의 지구 충돌 예보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BBC는 이 소행성이 2014년 3월 21일에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90만9000분의 1이라고 했지만 바로 다음날 미국항공우주국(NASA) 지구접근천체팀은 2014년에 충돌할 확률이 0으로 떨어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NASA의 발표에 따르면 이런 경우는 올해만 해도 4번이나 발생했다.
이처럼 소행성 예보가 부정확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천문연구원 지구접근천체연구실 문홍규 연구원은 “‘2003 QQ47’처럼 최근에 발견된 소행성은 관측 자료가 부족해 초기에 정확하게 궤도를 계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발견 초기에 소행성은 종종 지구 근처를 지나간다고 예측되지만, 곧 추가 관측이 이어지면 많은 경우 지구 충돌 확률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소행성 ‘2003 QQ47’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또 소행성 궤도는 태양뿐 아니라 목성을 비롯한 다른 행성의 영향을 고려해 넣으면 정확히 계산될 수 있다.
현재 소행성 예보가 자주 빗나간다고 해서 소행성의 위협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NASA의 자료에 따르면 소행성 ‘2003 SW130’은 최근 지구에 15만km까지 다가왔다 지나갔고, 소행성 ‘2000 SG344’는 2068년에서 2101년 사이에 지구에 충돌할 확률이 560분의 1이다.
연세대 천문우주과학과 박상영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의 정밀 관측 결과 지구 접근 천체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NASA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직경이 1km보다 큰 지구 접근 천체는 1000∼1200개로 추정되는데 이 중 60%만 발견됐다.
소행성은 한번 충돌하면 엄청난 재앙을 가져오기 때문에 지속적인 감시대상이다.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 지방 상공에서 폭발했던 60m 크기의 소행성도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000배에 해당하는 위력을 지녔다.
NASA에서는 크기가 1km보다 큰 지구 접근 천체의 경우 2008년까지 전체의 90%까지 발견하고 추적할 계획이다.
만일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면 어떡해야 할까. NASA 랭글리연구센터에서 지구에 다가오는 소행성 대처방법을 연구하기도 했던 박 교수는 “우주선에 싣고 간 핵폭탄이나 강력한 레이저로 소행성의 궤도를 바꿀 수 있다”며 “레이저는 위력이 지금보다 10만∼100만배 향상돼야 하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핵폭탄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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