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이름은 ‘므두셀라 생쥐 상’. 므두셀라(Methuselah)는 성경에서 가장 오래 생존했다고 알려진 인물로, 969세까지 살았다고 전한다.
현재 참가 의사를 밝힌 ‘선수’는 4명. 모두 노화 연구에 일가견이 있는 생명공학자들이다. 주최측은 좀 더 많은 과학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느라 분주하다.
현재까지의 챔피언은 GHR-KO 11C라고 명명된 생쥐로, 다섯 번째 생일을 1주일 앞둔 시기에 죽었다. 정상의 동료 생쥐보다 2년 정도 오래 산 나이다. 이 ‘공로’로 6월 3일 이 생쥐의 주인에게 첫 상이 수여됐다. 상금은 약 4000만원.
대회 책임자인 케임브리지대 아우브레이 드 그레이 교수는 “인간으로 따지면 150세 정도 되는 나이”라며 “앞으로 더 장수하는 생쥐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챔피언의 장수 비결은 성장호르몬 반응과 관련된 유전자를 변형시킨데 있었다. 하지만 해석은 명확하지 않다. 나이가 들면서 성장호르몬이 줄어드는데, 소량에도 몸이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유전자가 작용했을 수 있다. 반대로 성장호르몬이 계속 분비됨에 따라 노화가 촉진될 수도 있는데 이를 막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챔피언 후보들의 신상명세는 각양각색이다. 예를 들어 유전자를 변형시켜 에너지 대사량을 줄이면 세포의 분열 활동이 줄어든다. 그 결과 조금 먹어도 생존에 지장이 없는 다이어트쥐가 만들어져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오래 살리기 최고 기록은 조만간 경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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