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환자였던 조카에게 쓰는 이모의 편지는 이렇게 시작됐다.
“너에게 세상구경을 시켜주고 싶었는데…은영아! 오랜만에 너의 이름을 불러보는구나…네 생각은 했었지만 이름을 부른 적은 없었거든…은영아, 이제 너는 마음껏 뛰어다니며 네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다 하며 지내겠구나…이번엔 너의 사촌동생이 네가 있던 대학병원에 입원하게 됐단다…하늘에서 지켜보려무나 동생이 얼마나 치료 잘 받는지를….”
한국웹사이트평가개발원이 이번에 선정한 ‘건강한 인터넷’ 인증 사이트는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 돕기 날개달기’(wingshang.new21.org)다.
1999년 결성한 같은 이름의 순수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이 사이트는 경제난과 병마에 힘겹게 맞서 싸워야 하는 소아암 어린이 가족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남을 돕는 활동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이 커서, 또는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기 때문은 아니다. 무언가 커다란 결심을 해야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통 사람들의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소아암 어린이들의 고통은 작은 가슴속에 숨겨져 있고, 은영에게 이모가 보낸 것처럼 받아볼 수 없는 편지만 이 세상에 쌓이는 것.
‘…날개달기’에서는 모금활동과 같은 경제적 후원보다는 정(情)을 나눠달라고 호소한다. ‘날개 달린 우체국’ 메뉴는 소아암 어린이들과 후원자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 △병실에서 온 편지 △하늘로 보내는 편지 등을 통해서는 잠시나마 소아암 어린이와 부모들의 심정이 돼 볼 수 있으며 자유게시판이나 대화방 등을 통해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활동이 왕성한 회원에게는 활동 시간에 따라 일정 포인트가 넘으면 도서상품권이나 손목시계 등을 선물로 주기도 한다.
한국웹사이트평가개발원 김윤수 연구원은 “가슴 아픈 사연이 많지만 그들을 돕는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는 사이트”라고 평가.
△콘텐츠 33.5 △고객 서비스 17 △사용자 인터페이스 15.5 △시스템 관리 16 △총점 82점(100점 만점·BBB등급)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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