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표면이 10억분의 1m인 나노 규모의 바늘로 뒤덮이면 어떤 액체든 표면에서 떨어져 곧장 미끄러지고 만다. 이 기술을 잠수함 표면에 적용하면 잠수함은 물에 대한 저항이 훨씬 줄기 때문에 더 적은 힘과 연료로 미끄러지듯이 나아갈 수 있다.
김 교수는 “나노 바늘이 촘촘히 박힌 표면에 물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99% 이상 미끄러진다”며 “이런 성질은 초소형 바늘이 예리할수록 더 커진다”고 말했다. 현재 가장 좋은 방수용 물질 가운데 하나인 테플론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테플론의 방수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방수용 옷에도 응용될 수 있다. 나노 바늘로 뒤덮인 비옷을 입으면 결코 젖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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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기술은 산업현장에도 쓰일 수 있다. 화학물질이나 연료를 먼 거리까지 수송할 때 수많은 나노 바늘로 배관을 미끄럽게 하면 적은 에너지로 수송이 가능할 것이다.
김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한 후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학위연구 우등상과 함께 석사학위를, 미국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에서 기계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UCLA에서 초소형제조 실험실의 지도교수로 활동 중이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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