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통화 W-CDMA서비스 29일 개통…‘꿈의 이동통신' 멀었다

  • 입력 2003년 12월 24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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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이동통신’으로 불리는 비동기식 IMT-2000(W-CDMA) 상용서비스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29일 시작된다.

W-CDMA는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휴대전화 서비스. 속도가 워낙 빨라 화상통화가 가능하고 TV 영화 등을 ‘끊김 현상’ 없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단말기에 내장되는 반도체 칩인 가입자식별모듈(USIM)을 이용해 신용카드, 전자화폐, 교통카드로도 쓸 수 있다. 가입자 위치에 따라 인근 음식점을 안내하는 등의 지능망 서비스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W-CDMA 서비스는 사업자들의 준비 부족으로 사실상 가입자 유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KTF 등 W-CDMA 사업자들이 시장성 부족을 이유로 통신망 구축을 소홀히 한데다 단말기 업체들도 사업 전망을 어둡게 보고 충분한 물량을 생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서비스인가=W-CDMA도 휴대전화 서비스의 일종. 하지만 일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약 100배, SK텔레콤의 ‘준’이나 KTF의 ‘Fimm’과 같은 동기식 IMT-2000보다 3, 4배가량 데이터 송수신 속도가 빠르다는 차이가 있다. 주파수 대역(5MHz)도 동기식 IMT-2000(1.25MHz)보다 높아 많은 양의 데이터를 실을 수 있다.

인터넷에 비유하면 ‘모뎀에서 초고속인터넷으로의 진화’에 비견되는 획기적인 발전이다.

통화요금이나 데이터 이용요금은 ‘준’이나 ‘Fimm’과 같으며 화상통화 이용료만 신설된다. 화상통화 요금은 아직 미정이나 음성통화 요금의 4, 5배 수준인 10초당 100원 선에서 정해질 전망.

29일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는 업체는 W-CDMA 사업자인 KTF와 SK텔레콤.

KTF는 서울과 경기 과천 광명 부천 성남 안양 의왕 군포 용인시 등 수도권 8개 도시, SK텔레콤은 서울에 기반시설을 갖춰 놨다. 두 업체는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아가며 서비스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

가입신청 및 문의는 SK텔레콤의 경우 서울 지역 대리점, KTF는 해당 지역 직영 ‘멤버스플라자’에서 할 수 있다.

▽준비는 잘 됐나=KTF의 경우 내년 2월까지 공급 가능한 W-CDMA 단말기가 250대밖에 되지 않으며 SK텔레콤도 1000대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업체별로 가입자가 1000명을 넘을 수 없는 것.

이들이 준비를 소홀히 한 것은 전반적인 경기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화상통화 등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연내 상용화 시작’이라는 정통부의 사업허가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일단 깔고 보자’ 식으로 시늉만 내고 있는 것이다.

KTF와 SK텔레콤은 홍보나 광고를 최대한 자제하며 내년 상반기까지 넘기자는 전략. 두 회사는 ‘시범서비스’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며, KTF는 정식 판매가 아닌 임대형식으로 월 3000원 수준에 단말기를 대여할 계획이다.

유럽식 3세대 서비스인 W-CDMA를 기존의 미국식 CDMA망에 연동시키는 기술도 현재 미비한 상태다. W-CDMA 전용 기지국권에서 통화를 하던 중 차량 등으로 W-CDMA가 없는 지역으로 이동할 경우 CDMA 기지국으로 자동연결이 돼야 하는데 현재 이 기능이 구현돼 있지 않다. 때문에 가령 자동차로 이동 중인 W-CDMA 가입자는 기지국을 벗어날 경우 통화를 중단한 뒤 다시 전화를 걸어야 한다.

W-CDMA 서비스 개요
단말기기존 단말기 사용 불가능. 듀얼밴드 듀얼모드(DBDM) 단말기 새로 구입.
번호이동불가능. 신규 가입 형식으로 010 새 번호 부여.
이용요금 음성통화 무선인터넷 기존 휴대전화와 동일. 화상통화는 10초당 100원 예상.
서비스 지역KTF=서울, 경기 과천 광명 부천 성남 안양 의왕 군포 용인 등
SK텔레콤=서울
가입 형식KTF=임대(월 임대료 5000원선 예상) SK텔레콤=판매
가격 할인정보통신부, 보조금 지급 허용 방침. 중단기적으로 할인 구입 가능.
가입처KTF=서울 10개 멤버스플라자
SK텔레콤=서울 전 대리점

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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