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대 의대 병리학과 대니얼 메루엘로 교수팀은 모기에 기생하는 신드비스(Sindbis) 바이러스가 생쥐에서 암세포만 자동으로 찾아가 죽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 바이러스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견되고 모기에 의해서만 운반된다. 사람이 모기에 물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열과 근육통처럼 감기 증상을 보이지만 곧 회복된다. 지금까지 암세포만 공격하는 바이러스는 실험실에서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졌는데 신드비스처럼 자연 상태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루엘로 교수는 “형광 유전자를 집어넣어 신드비스의 위치를 추적했더니 암세포에서만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 바이러스가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이유는 암세포 표면에 특정 수용체가 정상세포보다 많아 이를 통해 세포에 진입하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사람에게서 이 바이러스의 효과를 확인한다면 암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1월호에 실렸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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