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전문지 ‘네이처’ 온라인뉴스판 9일자는 일본 도쿄대 고타로 요시무라 연구팀이 기존의 실리콘젤과 식염수보형물 대신 여성의 몸에서 채취한 지방질 ‘재료’를 이식해 유방성형 수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지난달 21일 한 여성의 위장과 넓적다리에서 지방세포를 얻은 후 여기에 섞여 있는 소량의 줄기세포(stem cell)를 분리했다. 그리고 이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대량으로 배양해 300∼400mL를 정상적인 지방세포와 섞어 유방에 삽입시켰다.
일반적으로 지방세포는 대량으로 이식할 경우 일부가 굳어져 암으로 혼동될 수 있어 유방성형용으로 사용되는 일은 금기시돼 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일반 지방세포의 원조격인 줄기세포를 활용함으로써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즉 줄기세포가 새로운 지방세포로 계속 자라남에 따라 주변의 혈관으로부터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2002년 한 해에 미국에서 유방성형 수술을 받은 여성은 24만여명으로 추산된다. 그 대부분이 식염수보형물을 이용한 경우이며 실리콘젤은 암 등 각종 부작용 때문에 1992년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이들을 이식했을 때 나타나는 면역거부반응도 문제. 하지만 이번 실험은 자신의 세포를 이용한 것이므로 면역거부반응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연구팀은 현재 첫 번째 여성의 수술 경과를 지켜본 후 30여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실험을 계속할 예정이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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