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주소 22억개 팔아넘겨…자체 프로그램 개발해 빼내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약 13억개의 e메일 주소를 불법으로 판매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N정보통신 사장 한모씨(32) 등 3명에 대해 15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자신이 개발한 ‘e메일 추출 프로그램’을 이용해 주요 포털사이트 회원들의 e메일 주소 약 9억개를 파악한 뒤 돈을 받고 광고 e메일을 대신 보내준 안모씨(27)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허모씨(29) 등 회사 직원 2명과 함께 수년 동안 모아 온 e메일 주소 13억개를 음란 스팸메일 발송 업자 20여명에게 1억5000만원을 받고 판 혐의다.

이들은 불법으로 e메일을 판매하는 업자들에게 자기 회사 사이트에 등록된 회원 e메일을 보내주고 상대가 갖고 있는 e메일을 받는 방식으로 수억개의 e메일을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에게 e메일을 넘겨준 업자들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안씨는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난해 12월부터 N사이트 등 대형 포털사이트 3곳에서 약 9억개의 e메일 주소를 모은 뒤 대출업자들로부터 대출 알선 광고 e메일을 보내주는 대가로 1700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은 “이들이 불법 배포한 e메일 주소 22억개는 국내에서 사용되는 e메일의 대부분이라고 할 만큼 엄청난 규모”라며 “이들은 효과적으로 광고메일을 보내기 위해 메일주소를 연령, 직업, 학력, 지역별로 분류해 관리했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