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0일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하는 ‘자유북한’(www.freenk.com)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탈북자 인터넷방송이다. 탈북자들의 육성(肉聲)을 전하려는 마음에서 인쇄매체가 아닌 인터넷방송을 선택했다.
첫 시도라 어려움이 적지 않다. 사업자 등록을 추진하던 2월 김 사장은 문화관광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탈북자 인터넷방송 추진이 남북장관급회담에 장애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사업자 등록을 강행했다.
방송 설립에 필요한 자금은 그 취지에 공감한 탈북자 20여명이 정부로부터 받은 정착지원금과 남한에서 번 수입의 일부를 내놓아 해결됐다. 이렇게 마련된 돈이 3000만원. 직접 페인트칠을 하는 등의 노력 끝에 서울 시내 2곳에 작은 녹음실 2개를 갖췄다. 두 곳을 마련한 것은 한 곳에서 방송이 불가능할 경우 다른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다음달 본방송을 앞두고 현재 탈북자 출신 남녀 아나운서 3명이 합류하는 등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 매일 한두 시간씩 새로 녹음해 재방송하는 ‘미국의 소리(VOA)’나 ‘자유아세아방송(RFA)’처럼 매일 한 시간씩 새로운 내용을 내놓고 계속 송출할 계획이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매일 10분씩 민주주의 철학 강좌를 진행한다.
“북한에서는 인터넷방송을 들을 수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다 방법이 있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북한 땅에서도 청취할 수 있는 VOA 방송에 ‘자유북한’이 제작한 남북한 뉴스분석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계약했다는 것. 매일 7분짜리 콘텐츠가 하루 종일 재방송된다.
“남한과 북한의 뉴스를 무미건조하게 전달하는 게 아니라 탈북자의 시각에서 분석하는 내용입니다. 국내외 탈북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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