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향고래…70여년 만에 동해안서 발견

  • 입력 2004년 4월 8일 18시 48분


동해안에서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백경)’의 소재가 된 향고래가 처음으로 카메라에 잡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31일 경북 포항시 구룡포 앞 10마일 해상에서 8마리의 향고래 무리를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향고래는 몸길이 13m 정도인 어미 1마리와 3∼8m 크기의 새끼 7마리로 구성된 가족으로 추정됐다.

향고래는 청동기시대에 새겨진 울산 반구대암각화에 2마리가 그려져 있고 일제강점기인 1930년 일본의 포경선이 울산 앞바다에서 5마리를 잡았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한국 어선이 포획한 적은 없고 국내 연구기관에 의해 존재가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향고래 수컷은 최대 몸길이 18m, 몸무게는 57t까지 자라며 수심 3000m의 심해까지 잠수하는 신비의 고래로 알려져 있다. 창자 속에서 생기는 방향성 물질이 고급 향수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돼 남획되는 바람에 한때 멸종위기를 맞기도 했다.

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장 김장근 박사는 “일본 조사팀이 1999년 나가사키 근해와 올해 2월 쓰시마 연안에서 향고래 무리를 발견한 점으로 미뤄 동해안에서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장 김장근 박사는 “새끼들은 회귀본능이 있기 때문에 동해안의 향고래 개체 수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지난달 31일 경북 포항시 구룡포 부근 해상에서 발견된 향고래 가족. 국내에서 향고래가 카메라에 잡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제공 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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