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실험 대상자 45명에게 그들의 초등학교 경험에 대한 이야기 세 가지를 들려주고 이를 기억하는지 물었다. 세 이야기 가운데 두 가지는 그들의 부모에게 들은 실제 이야기이고 나머지 하나는 부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럴듯하게 조작된 이야기였다.
재미있게도 초등학교 시절의 사진이 조작된 이야기를 믿게 하는 데 극적인 효과를 일으켰다. 사진이 주어졌을 때 45명 가운데 67%가 조작된 이야기를 믿었던 반면, 사진이 주어지지 않았을 때는 25%만 그 이야기를 믿었다. 믿는 사람의 숫자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
린지 교수는 “이번 결과는 기억이 머릿 속 어딘가에 저장돼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론적 관점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기억은 과거에 실제 일어났던 사건과 현재의 기대 및 믿음 사이의 상호작용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결과는 정신요법의사들이 어린 시절 성폭행 때문에 환자가 겪었던 정신적 고통을 치료하기 위해 기억의 단서로 사진을 사용하는 일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와 다른 조작된 기억을 떠올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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