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검사 너무 잦다=미국 캐나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국내의 암 검사 주기는 짧은 편이다. 암 검사를 자주 받는다는 얘기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는 이달 초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춘계 세미나에서 발표한 ‘평생건강관리’ 논문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특히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등 여성 암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각국 암 검사 권고안표 참고
본보 취재팀이 조사한 결과 적지 않은 병원에서 유방암은 6개월, 자궁경부암은 1년마다 검사를 받도록 권하고 있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암은 발병률이 높아지는 시점부터 검사 주기를 결정한다. 가령 과음에 음주횟수가 잦은 한국에서는 위암과 간암을 5대 암으로 지정해 30∼40세 이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음주문화가 덜 발달된 미국과 캐나다, 일본에서는 아예 검사 주기도 정하지 않는다.
잦은 암 검사는 의료비용을 늘린다.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고가의 암 검사가 유행하는 것. 양전자단층촬영(PET) 등 수백만원대의 암 검사기기가 ‘모든 암을 잡아낼 수 있다’고 잘못 알려진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잦은 암 검사는 또 건강에 대한 불안감과 무관심을 동시에 증폭시킨다. 어떤 사람들은 한번만 검사를 걸러도 “검사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 반면 자주 검사를 받고 그때마다 ‘이상 없다’는 판정을 접하다보면 중년 이후 건강을 과신하게 돼 오히려 건강검진을 기피할 수도 있다.
▽언제 검사를 받을까=국립암센터를 비롯해 대부분의 병원이 공식 채택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표준검진권고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한가정의학회는 암 검진을 발병률에 따라 연령별로 더욱 세분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위암의 경우 현재 정부 권고안은 남녀 모두 40세부터 2년마다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가정의학회는 여성의 경우 50세부터 2년마다 검사를 받아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간암 검사도 마찬가지다. 대한가정의학회는 남성 30세, 여성 40세부터로 돼 있는 정부 권고안보다 각각 10년을 늦춘 40세와 50세부터 검사를 받을 것을 제안하고 있다.
유방암의 경우 대한가정의학회는 50세 이후에 발병률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 기존의 2년에서 3년마다로 검사시기를 늦출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 자궁암도 선진국처럼 3년마다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요컨대 아직까지 암 검사 주기 체계가 완전하게 구축돼 있지는 않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임상 경험에 따라 암별로 정해진 검사주기를 따르는 게 최선이다.
▶암 종류별 검사방법과 주기표 참고
폐암 등 검사 주기가 없는 경우는 증세에 따라 미리 검사를 받아두는 게 좋다. 그러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의사와 상담을 통해 별도로 검사시기를 잡도록 한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각국 암 검사 권고안 | |||||||||
암 종류별 검사 방법과 주기 |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