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癌검사 주기 종류-연령별 세분화 해야

  • 입력 2004년 4월 25일 17시 24분


암 검사는 무조건 자주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정확한 검사 주기를 숙지해 두는 것이 좋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암 검사는 무조건 자주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정확한 검사 주기를 숙지해 두는 것이 좋다.동아일보 자료사진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검사는 6개월마다 받으세요.” 얼마 전 한 대학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주부 조모씨(33·서울 성동구 금호동)는 직원의 이 ‘권고’가 자꾸 뇌리에 남는다. 6개월마다 검사를 받으려면 돈이 꽤 들어갈 텐데…. 그렇다고 검사를 받지 않으려니 찜찜한 기분이 든다. 조씨는 고민 끝에 기자에게 질문을 해 왔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암 검사 너무 잦다=미국 캐나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국내의 암 검사 주기는 짧은 편이다. 암 검사를 자주 받는다는 얘기다.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는 이달 초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춘계 세미나에서 발표한 ‘평생건강관리’ 논문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이 논문에 따르면 특히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등 여성 암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각국 암 검사 권고안표 참고

본보 취재팀이 조사한 결과 적지 않은 병원에서 유방암은 6개월, 자궁경부암은 1년마다 검사를 받도록 권하고 있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암은 발병률이 높아지는 시점부터 검사 주기를 결정한다. 가령 과음에 음주횟수가 잦은 한국에서는 위암과 간암을 5대 암으로 지정해 30∼40세 이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음주문화가 덜 발달된 미국과 캐나다, 일본에서는 아예 검사 주기도 정하지 않는다.

잦은 암 검사는 의료비용을 늘린다.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고가의 암 검사가 유행하는 것. 양전자단층촬영(PET) 등 수백만원대의 암 검사기기가 ‘모든 암을 잡아낼 수 있다’고 잘못 알려진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잦은 암 검사는 또 건강에 대한 불안감과 무관심을 동시에 증폭시킨다. 어떤 사람들은 한번만 검사를 걸러도 “검사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 반면 자주 검사를 받고 그때마다 ‘이상 없다’는 판정을 접하다보면 중년 이후 건강을 과신하게 돼 오히려 건강검진을 기피할 수도 있다.

▽언제 검사를 받을까=국립암센터를 비롯해 대부분의 병원이 공식 채택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표준검진권고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한가정의학회는 암 검진을 발병률에 따라 연령별로 더욱 세분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위암의 경우 현재 정부 권고안은 남녀 모두 40세부터 2년마다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가정의학회는 여성의 경우 50세부터 2년마다 검사를 받아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간암 검사도 마찬가지다. 대한가정의학회는 남성 30세, 여성 40세부터로 돼 있는 정부 권고안보다 각각 10년을 늦춘 40세와 50세부터 검사를 받을 것을 제안하고 있다.

유방암의 경우 대한가정의학회는 50세 이후에 발병률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 기존의 2년에서 3년마다로 검사시기를 늦출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 자궁암도 선진국처럼 3년마다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요컨대 아직까지 암 검사 주기 체계가 완전하게 구축돼 있지는 않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임상 경험에 따라 암별로 정해진 검사주기를 따르는 게 최선이다.

▶암 종류별 검사방법과 주기표 참고

폐암 등 검사 주기가 없는 경우는 증세에 따라 미리 검사를 받아두는 게 좋다. 그러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의사와 상담을 통해 별도로 검사시기를 잡도록 한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각국 암 검사 권고안
 위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대장암
한국(보건복지부)40세부터 2년마다 위내시경검사30세(여성 40세) 고위험군부터 6개월마다 복부초음파 검사40세부터 2년마다 유방촬영술검사30세부터 2년마다자궁세포검사 등50세부터 5∼10년마다 대장조영술(또는 대장내시경)또는 S결장경 검사
미국(예방위원회)없음없음국내와 동일성생활 시작 3년후부터 3년마다 검사국내와 동일
캐나다(예방위원회)없음없음50세부터 매년검사성생활이 활발한시점부터 3년마다검사국내와 동일
일본(암관리사업단)40세부터 매년 위장조영술 검사없음50세부터 2년마다 검사없음없음

암 종류별 검사 방법과 주기
종류검사 방법검사 주기기타
전립샘암혈액-PSA검사50세 이후 1년마다50세 이후 급증
갑상샘암혈액-초음파-세침흡인검사40세 이후 여성 2∼3년마다남자보다 여자가 3∼5배 많음
폐암흉부X선-CT 촬영없음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음
식도암내시경없음50∼70대 고령의 남자에게서 잘 발생함
췌장암특이항원-CT 검사없음황달 당뇨 등이 갑자기 생기면 의심해야 함
안암생체현미경-도상검안경 검사없음망막에 생기는 경우가 많음
설암조직검사흡연·음주자 1년마다혀 통증이 있으면 검사를 받을 것
난소암초음파-종양표지검사30세 이후 1년마다가족력이 있으면 6개월마다 검사받는 게 좋음
뇌종양MRI-CT 검사40세 이후 3∼5년마다중장년층에서 진행속도가 빠름
후두암후두내시경-조직검사흡연자 1년마다흡연자의 발병 확률이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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