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물리학부 김수봉(金修奉·44) 교수는 “한국 일본 미국 유럽 6개국으로 이뤄진 국제공동연구팀이 1957년 발견된 이래 50년 가까이 논란거리였던 중성미자의 질량 존재를 세계 최초로 확증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일본 쓰쿠바시(市)의 고(高)에너지연구소에서 중성미자를 빔 형태로 250km 떨어진 지하관측검출기인 ‘슈퍼가미오칸데’까지 투사시키는 실험(일명 K2K실험)을 1999년 4월부터 5년간 한 끝에 중성미자가 질량을 가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중성미자의 질량이 없을 경우 슈퍼가미오칸데에서 검출될 중성미자가 151개로 예상됐는데 실제로는 108개만 관측됐다”며 “그 이유는 중성미자의 일부가 도중에 다른 종류로 바뀌었기 때문이고 이는 중성미자가 질량을 가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성미자의 질량이 확인됨으로써 우주의 기본입자 체계를 설명하는 ‘표준모형’은 수정돼야 하고 중력을 제외한 우주의 모든 힘을 통합하려는 ‘대통일이론’은 힘을 얻게 되는 등 학문적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표준모형은 중성미자의 질량이 없다고 가정했고 대통일이론은 중성미자의 질량 존재를 예측했다.
이번 실험에는 한국 과학자 20여명을 비롯해 총 120여명이 참여했다. 한국은 2억원의 연구비를 들여 이번 실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검출기의 전자신호를 처리하는 전자기판 300여장을 설계하고 제작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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