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어컨時代, 오뉴월도 감기 조심

  • 입력 2004년 6월 13일 17시 29분


여름감기는 아이가 먼저 걸려 온 집안으로 확산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감기에 걸린 아이가 진료를 받고 있다.사진제공 신촌세브란스병원
여름감기는 아이가 먼저 걸려 온 집안으로 확산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감기에 걸린 아이가 진료를 받고 있다.사진제공 신촌세브란스병원
《솔이 엄마(34)는 벌써 3주째 감기를 앓고 있다. 네 살배기 큰 아이와 10개월 된 둘째아이도 기침이 끊이지 않는다. 솔이 아빠 역시 목감기를 앓고 있다. 온 집안 식구가 모두 감기에 걸린 것이다. 감기는 4주 전 둘째 아이로부터 시작됐다. 아이가 콧물을 흘리더니 곧 눈곱이 끼었다. 눈병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감기는 다음날 큰 아이로 옮아갔다. 두 아이와 씨름하던 엄마가 마지막으로 감기에 걸렸다. 솔이 엄마는 요즘 귀와 목까지 심한 통증이 느껴져 잠을 제대로 못 잘 정도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속담은 틀린 말이다. 여름 감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이 여름 감기에 잘 걸린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과에서 조사한 결과 현재 이 병원 어린이 외래환자의 70% 이상이 감기 증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감기 무엇이 다른가=일반적으로 감기는 외부활동이 많은 성인이 먼저 걸린 뒤 아이들에게 옮긴다. 그러나 여름 감기는 이와 반대다. 아이들이 먼저 감기에 걸린 뒤 부모에게 옮기는 경우가 많다.

여름 감기의 원인은 무엇보다 에어컨 등 냉방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 바깥 온도와 실내온도차가 커지면 몸의 저항력이 떨어진다. 냉방기를 가동하면 창문을 모두 닫기 때문에 실내공기도 쉽게 오염된다. 감기는 물론 다른 호흡기 질환도 생기기 쉽다.

아이들이 여름 감기에 취약한 것은 저항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여름 감기의 주발원지가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 등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단체생활을 하면서 급속하게 감기가 확산되는 것.

여름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주로 리노와 아데노바이러스다. 고열과 기침, 오한 등이 나타난다. 초기에 감기를 잡지 못하면 결막염, 축농증, 중이염 등 합병증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폐렴으로 이어져 입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름 감기 안 걸리려면=일단 감기에 걸리면 증세를 완화시켜 주는 대증요법 외에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책이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환경을 만드는 게 좋다.

에어컨을 가동할 때는 30분∼1시간마다 창문을 열어 신선한 외부 공기로 바꿔 줘야 한다. 자동차에서 에어컨을 켤 때도 공기의 방향을 ‘실내 순환’에 두지 말고 외부에서 공기를 끌어들여 돌리는 ‘실외 냉방’ 방식을 택하는 게 좋다.

적당한 습도 유지도 필수다. 화장실 바닥을 늘 축축하게 한 뒤 문을 열어두면 좋다.

아이들의 위생에도 신경 써야 한다. 외출에서 돌아온 뒤에는 반드시 손과 얼굴을 씻도록 시킨다.

또 충분한 식사를 하도록 해야 한다. 영양 상태가 나쁘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체력이 약한 아이는 매일 몸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만약 미열이 있고 칭얼댄다면 며칠동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내지 말고 쉬게 하는 게 좋다. (도움말=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김동수 교수)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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