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23일까지 포항공대에서 진행되는 제35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IPhO-2004) 대회의 총책임자 황정남 대회장(연세대 물리학과 교수·사진)의 말이다.
국제물리올림피아드는 전 세계 영재들이 모여 물리분야의 ‘왕중왕’을 선발하는 대회. 1967년 폴란드에서 시작됐으며 올해는 국내에서 처음 개최된다.
단순히 영재들만 모여 기량을 겨룬다면 준비할 점이 많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과학재단과 함께 행사를 주최한 한국물리학회는 이참에 우리 국민에게 “물리학이 어렵다는 편견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었다.
“국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역점을 뒀어요.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조직위원회 홈페이지(www.ipho2004.or.kr)에서 진행한 물리상식 퀴즈대회에 총 1만여명이 참여했어요. 또 대회 기간 중 전국에서 100여명의 청소년을 선발해 1박2일간 각국 학생과 지내는 기회를 만들었죠.”
3일부터 이틀간 열린 ‘포항가족과학축제’에는 태풍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5000여명의 포항 시민이 참여해 대회 개막을 앞둔 현지의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
물론 ‘두뇌올림픽’다운 대회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 대회에서는 기존에 볼 수 없던 창의적인 문제들이 이론과 실험 두 부문으로 출제된다.일례로 2002년 인도네시아 대회에서는 ‘전기뱀장어가 전기를 이용해 먹이나 천적이 다가오는 것을 어떻게 감지할까?’(이론), ‘바늘구멍만 있는 상자 안에 렌즈와 거울이 숨어 있다. 레이저포인트를 이용해 어떻게 배치돼 있는지 밝혀라’(실험) 등 답변을 마련하려면 상당한 창의적 발상이 요구되는 문제들이 제시됐다.
한국에서도 누가 봐도 손색이 없는 기발한 문제를 개발하기 위해 20여명의 물리학자가 모여 2년간 머리를 싸맸다고.
“역대 최다인 73개국이 참여하기 때문에 일단 출발은 순조로워 보여요.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쳐 1988년 서울 올림픽 때처럼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려 합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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