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게도 이런 원망은 좀처럼 사라지지 못할 전망이다. 현재의 첨단기술을 총동원해도 일기예보를 기껏해야 사흘 정도까지만 확실히 맞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일기예보를 위해 필수적인 것은 자료의 수집이다. 각 지역에 설치된 관측소에서 온도 습도 풍향 기압을 측정하고, 기상위성으로부터 정보를 받아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그리고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여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이 방정식에는 예를 들어 기압의 차이를 집어넣어야 하는데, 이것이 처음에는 아주 작아서 무시할 수 있어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예상치 못한 큰 기압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날씨는 슈퍼컴퓨터로도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
이번 태풍은 대만을 지나면서 세력이 약해진 것이 ‘오보’를 냈던 한 가지 원인이었다. 원래 태풍은 강할수록 주변 기압을 무시하고 진행되기 때문에 진로 예측이 쉽다. 하지만 세력이 약해지면 주변 기압 배치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여 예측이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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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수와 함께 관측소가 많지 않아 자료가 불충분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일반적으로 사흘까지는 웬만큼 믿을 수 있지만, 그 이후는 잘 맞지 않게 된다. 한 주나 한 달의 날씨는 지난 수십년 동안의 자료에서 특징적인 패턴을 찾아내고 이를 사흘까지의 날씨를 참고해 예측한 것에 불과하다.
날씨 현상은 먼 곳의 작은 기류 변화가 이곳에 영향을 미치는 ‘나비효과’ 때문에 더 복잡해진다. 이런 문제에 대한 실마리가 최근 물리학의 ‘복잡계 연구’에서 나오고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특정한 날의 날씨는 영원히 알 수 없다는 것이 현재의 결론이다.
고려대 물리학과교수 chay@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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