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살해범 이학만씨(35)에 의해 희생된 고 이재현 경장(사진)의 아버지 이성형씨(54)가 아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최근 인터넷에 미니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이씨는 8일 아들의 동료로부터 범인 검거소식을 듣자마자 미니홈페이지를 찾아 ‘그 놈이 잡혔다’고 아들에게 알렸다. 그리고 지난 27년간 아들과 나눈 추억을 차곡차곡 정리해두기로 마음먹었다.
이씨는 ‘아들을 위한 한 송이’라고 이름 붙인, 집 앞에 핀 장미의 사진을 맨 처음 이 홈페이지에 올렸다. 아들을 위해 마련한 ‘새 집’에 예쁜 꽃을 장식해주고 싶어서였다.
이후 아들의 어린시절 사진을 찾아 매일 몇 장씩 올리는가 하면, 아들의 영혼이 이곳에 들를 것 같은 생각에 짧은 편지도 썼다.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찍은 소풍사진에는 ‘아버지가 소풍가는 날 용돈을 적게 줘도 투정 한번 하지 않던 재현이었잖아’라고 적었다. 또 서울 서부경찰서 시절의 이 경장 사진 아래에는 ‘서부의 멋쟁이가 국민의 멋쟁이가 되었단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씨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인터넷을 배워가며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이 홈페이지에는 ‘부디 용기 잃지 마세요’, ‘이 경장님의 용기는 사람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겁니다’는 등의 위로 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10일 폭행 및 경찰관 살해 혐의로 범인 이씨를 구속하고 병원에서 치료 중인 이씨를 상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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