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천연가스물질 200조원어치 매장…지질자원硏 발표

  • 입력 2004년 8월 10일 19시 16분


섭씨 1도 전후의 낮은 온도와 대기압보다 100배 높은 압력이 유지되는 심해저. 이 혹한 환경에서 미래의 신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무진장 묻혀 있어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메탄을 필두로 한 각종 천연가스가 얼음 형태(하이드레이트)로 저장돼 있어 일명 ‘불타는 얼음’으로 불린다.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전 세계 매장량은 약 10조t에 이른다고 추정되는데 인류가 500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그래서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선진국이 앞 다퉈 근해 바닥을 탐사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동해에서도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대량으로 매장돼 있다는 증거가 제시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자원연구부장 허대기 박사는 “2000년부터 동해 전역을 조사한 결과 총 9000km²에 달하는 지역에서 매장 사실을 알아냈다”고 10일 밝혔다.

이 조사작업은 산업자원부 주관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매장이 추정되는 곳은 해저면 아래 400∼1000m 지역이다. 수심이 1000m인 점을 감안하면 바다 표면에서 1400m 아래에 위치한다. 이렇게 깊숙이 묻힌 것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신창수 교수는 “가스하이드레이트는 해저면 아래 400m 부근에서는 고체 상태이지만 그 이하에서는 온도가 높아져 점차 기체 상태로 변한다”며 “음파(탄성파)를 바다 속으로 발사해 반사돼 오는 파형을 분석하면 기체 상태 가스층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사 파형이 마치 해저면에 부딪쳐 올 때와 유사하게 나타난다고 해서 이 가스층을 ‘해저모방반사면(BSR)’이라고 부른다.

허 박사는 “이번 조사결과 6억t의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매장돼 있다고 추정됐다”며 “이는 국내에서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 모두 개발된다면 약 200조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예상된다. 남은 과제는 이번에 ‘점찍은’ 지역에서 직접 샘플을 얻어 눈으로 확인하는 일. 내년부터 3년간 본격화될 사업이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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