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김태한/3만피트 상공에서의 인터넷

  • 입력 2004년 8월 29일 18시 42분


내년부터는 국내 항공사 여객기로 여행하면서도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e메일도 주고받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3만7000피트 정도 높이의 상공에서도 지상에서와 똑같이 자유롭게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즐기는 일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보잉의 기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자회사인 커넥션바이보잉(CBB)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내년 7월 도입하는 777-200ER 항공기에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키로 협약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내년 초 기내 인터넷 시스템을 장착한 항공기(B777-200) 2대를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2008년까지 전 기종에 고속 인터넷 시스템을 깔 예정입니다.

기내에서의 초고속인터넷 활용은 항공기와 지상의 인터넷망을 CBB의 전용 위성 7대와 지상 네트워크 운영센터로 연결함으로써 이뤄진다고 합니다. 비행기는 중계기 역할을 하는 위성과 강력한 전파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위성은 다시 지상의 네트워크 운영센터와 데이터를 주고받음으로써 무선 인터넷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CBB는 이를 위해 맥도널 더글러스와 록웰 콜린스의 우주항공 기술, 미쓰비시전자의 첨단 안테나 기술 등을 활용했습니다.

덕분에 기내에서 메신저로 세계 각지의 동료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으며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회사 전산망에 접속해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게 됩니다. 100명 이상의 승객이 유무선 인터넷을 동시에 쓸 수 있도록 충분한 회선용량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기내 인터넷 서비스는 장시간의 여정(旅程) 속에서도 정보의 차단이나 업무의 공백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또 각종 안전 사고나 테러에 대한 항공기의 대응 능력도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습니다.

궁금한 것은 이용요금입니다. 8시간 이상 장거리 운항 항공편의 경우 30달러선, 3시간 이하 단거리는 15달러 선으로 예상된다니 조만간 항공기 승객과의 인터넷 채팅이 유행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태한 경제부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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