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기관은 국정원으로 같은 기간 160건에서 214건으로 늘어났다. 경찰 역시 같은 기간 116건에서 129건으로 증가했다.
또 수사기관의 인터넷 로그 등 접속지 추적 건수(통신사실 확인 자료)는 같은 기간 1만9210건에서 3만3783건으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ID와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확인한 건수(통신자료) 역시 같은 기간에 1만5279건에서 3만299건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경찰의 같은 기간 통신사실 확인 자료가 1만4868건에서 2만6889건으로, 통신자료가 1만3014건에서 2만2559건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이같은 사실은 '주간동아'가 단독 입수한 'PC통신(이메일) 감청, 통신사실 확인 및 통신자료 제공 현황'에서 밝혀졌다. 정보통신부가 자민련 류근찬 의원에게 제출한 이 자료에는 2000~2003년 수사기관이 통신사업자에게 요구한 이메일 감청 관련 세부 현황이 담겨 있다. 각 수사기관별 이메일 감청 관련 세부 내역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메일 감청은 법원 영장에 의해, 통신사실 확인 및 통신 자료는 관할 검찰청 검사장 승인으로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사이버상에서도 수사기관에 의한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한 대형 포탈업체 법무팀 직원은 "이메일 감청의 경우 정통부 자료는 영장 건수를 기준으로 하지만 실제 조회 대상이 된 ID 숫자는 훨씬 많다"면서 "이 건수가 공개되면 국민들한테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지평의 이은우 변호사는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감청 기간도 2개월로 긴 데다 감청 대상 범죄의 범위도 넓고 감청 영장 발부 판사가 수사기관의 감청 진행상황을 제대로 감독하기 힘들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시민단체인 '함께 하는 시민행동' 김영홍 정보인권국장은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 로그 기록 자료는 사이버상의 생활기록인데, 수사기관이 이를 영장없이 열람하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나리 주간동아 기자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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