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목디스크 수술여부 신중히 결정하세요

  • 입력 2004년 10월 3일 17시 05분


목 디스크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촬영 사진. 목뼈 사이의 수핵이 터져나와 신경을 누르고 있다.-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목 디스크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촬영 사진. 목뼈 사이의 수핵이 터져나와 신경을 누르고 있다.-사진제공 삼성서울병원
《바로 지금, 어떤 자세로 이 글을 읽고 있는지 살펴보자.

무릎 높이 탁자에 신문을 펼쳐놓고 소파에 걸터앉아 상체를 앞으로 내밀고 있지는 않는지? 혹시 마룻바닥에 쪼그려 앉아 있거나 엎드려 있지는 않는지? 모니터 앞으로 턱을 내민 채 구부정하게 앉아 있지는 않는지? 습관이 된 나쁜 자세는 목 근육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준다. 자세가 불안정해지기 쉬운 자동차 운전과 컴퓨터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목 근육통도 일반화됐다. 퇴행성 질환인 목 디스크가 20, 30대 젊은 층에서 많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자가진단=목이 뻣뻣해지는 통증이 자주 나타나면 디스크를 걱정하게 된다. 그러나 목이 뻐근해지는 원인은 대부분 디스크가 아닌 근막통증증후군. 스트레스를 오래 받은 목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 혈액순환장애가 일어난 것이다.

목 디스크는 목뼈 사이의 말랑말랑한 원판 모양 수핵(디스크)이 터져 주변 신경을 누르는 것. 뒷목의 통증이나 저린 느낌이 신경을 따라 어깨와 팔로 이어지면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신경이 심하게 눌리면 손과 팔에 힘이 빠진다. 설거지를 하다가 접시를 떨어뜨리거나 물을 마시다가 컵을 놓치는 일이 잦으면 목 디스크가 의심되므로 병원에 가 보는 것이 좋다.

뒷목이 뻣뻣한 근막통증증후군은 보통 앞으로 고개를 숙이면 아프다. 그러나 목 디스크 환자는 뒤로 고개를 젖히면 신경이 눌려 더 아파한다.

▽목 디스크, 수술해야 할까=목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판정 기준은 중추신경 압박 여부. 삐져나온 수핵이 중추신경을 심하게 압박하면 잠을 못 이룰 만큼 고통스럽다. 이 경우 가볍게 넘어지는 사고로도 전신마비가 올 위험이 있으므로 수술이 필요하다.

수핵이 중추신경을 누르고 있지만 통증이나 저림이 약하거나 없는 경우도 있다. 의사에 따라 즉시 수술해야 한다는 쪽과 물리치료를 하며 지켜봐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나뉜다. 신경이 눌린 정도와 증세, 수술 안전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해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핵이 말초신경만 누를 경우에는 대부분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한다. 그러나 말초신경만 눌렸더라도 정도가 심해 팔과 손의 감각이 둔해지고 힘이 떨어질 정도라면 수술을 고려한다.

▽운동은 조심조심 꾸준하게=목 근육통이나 디스크가 있다면 경사가 가파른 곳을 걷는 등산은 피해야 한다. 수영과 빨리 걷기는 권장되지만 접영과 평영은 피한다. 달리기, 인라인스케이트, 산악자전거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척추질환에 유전적 요인이 있다고 본다. 부모에게 디스크 병력이 있다면 수핵의 노화를 늦추기 위해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니코틴과 일산화탄소가 수핵 노화의 원인이 되므로 담배는 피우지 않는 것이 좋다.

컴퓨터 모니터는 너무 내려다보거나 올려다보지 않도록 조정한다. 시선이 수평에서 10∼15도 아래로 향하는 위치가 적당하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신현철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전상룡 교수,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정성수 교수, 순천향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양균 교수)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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