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건강을 챙기라며 각종 주문을 하는 의사들.
그렇다면 그들은 실제 얼마나 자신의 건강에 신경 쓰고 있을까.
기자가 조사해 본 결과 등산, 골프, 산책을 하는 의사가 가장 많았다. 일부지만 아예 운동과 담을 쌓은 경우도 있었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골라 꾸준히 몸을 가꾸는 의사와 한의사도 있었다. 3인의 사례를 소개한다.》
춤바람이 난 의사….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42)는 살사댄스에 푹 빠져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같이 배우자”고 권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지인의 권유로 살사와 인연을 맺었다. 매주 두 차례 서울 강남 학원에서 1시간 반가량 ‘스텝’을 밟는다. 고급 코스를 앞둔 실력자란다.
살사는 1940년경 탄생한 춤으로 정열적이고 다이내믹한 동작이 특징이다. 그는 “살사가 ‘야한’ 춤이라고 오해를 하는 사람도 많지만 실제로는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운동이다”고 말했다. 운동 효과는 어떨까.
“살사는 다른 춤에 비해 템포가 빨라요. 심폐지구력 강화에 좋은데 빨리 걷기 또는 가벼운 달리기를 할 때 얻는 효과와 비슷합니다.”
그는 비만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다. 살 빼는 데도 도움이 될까.
“물론이죠. 1시간 반 정도 살사를 추고 나면 트레드밀에서 1시간 뛰는 것과 비슷한 운동량이 됩니다. 또 달리기가 주로 하체운동인 반면 춤은 전신운동입니다. 배가 나올 틈이 없죠.”
그는 살사의 두 번째 효과로 자세 교정을 꼽았다. 오래 운전하거나 책상에 앉아있으면 자세가 구부정해지고 근육이 뭉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림프순환에 장애가 생기기 쉽다. 보통 ‘담 들렸다’고 하는 게 림프순환장애의 일종이다. 폼(자세)을 생명으로 하는 춤을 자주 추면 등이 곧아지고 근육도 부드러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가 살사의 가장 큰 이점으로 꼽는 것은 ‘감성의 노화’를 방지한다는 점이다. 그는 헬스클럽에서 죽어라 운동을 해 ‘몸짱’이 되려는 사람들을 비판한다. 스트레스를 방치한 채 몸만 가꾸려는 사람일수록 결국 건강을 해치는 사례를 여러 번 진료실에서 접했기 때문이다. 그는 춤을 출 때 20대의 감성으로 돌아간 자신을 발견한단다.
“중년이라고 눈치를 볼 필요는 없어요.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뛰어드세요. 그러면 건강해집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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