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물리학자 그룹 CERN 대표단 방한

  • 입력 2004년 10월 10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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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자들과의 공동연구 제의를 위해 방한한 ‘유럽 공동 입자-핵 물리연구소(CERN)’ 소속 과학자들이 8일 연세대 과학관에서 한국 물리학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안철민기자
한국 과학자들과의 공동연구 제의를 위해 방한한 ‘유럽 공동 입자-핵 물리연구소(CERN)’ 소속 과학자들이 8일 연세대 과학관에서 한국 물리학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안철민기자
“국경을 초월한 공동 연구는 현대 과학의 미래입니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한국의 젊은 과학자들과 함께 우주의 근원을 연구하고 싶습니다.”

세계적 물리학자들로 구성된 ‘유럽 공동 입자-핵 물리연구소(CERN)’의 알리스(ALICE)실험 대표단이 8일 한국을 방문해 국내 과학자에게 공동연구를 제안했다.

CERN은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입자물리실험기관으로 여러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월드와이드웹(WWW)을 탄생시켜 인터넷 혁명을 주도한 세계적 연구소. 현재 초기 우주의 상태를 연구하는 ‘알리스 실험’ 등 우주 최초의 물질 생성과정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국을 찾은 멤버는 루치아노 마이아니 전 연구소장, 알리스 실험 관리책임자 겸 대변인 J 슈크라프트 박사, 부대변인 Y 슈츠 박사 등 7명.

이들은 연세대 과학관에서 최선호(서울대) 이수형(연세대) 이강석 교수(전남대) 등 5명의 30, 40대 물리학자 및 노만규 한양대 석좌교수, 민동필 서울대 교수 등 물리학계 원로와 만나 향후 한국과의 공동연구 방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슈크라프트 박사는 “이론물리학 분야에서 한국 과학자들의 개인적 기여는 매우 뛰어나다”며 “이제는 그룹을 이뤄 실험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세계 수준의 실험연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그룹 연구와 정부, 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현재 알리스 실험에는 27개국 8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몇몇 개인의 참여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향후 20여년간 세계를 주도할 실험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놓친다면 세계 과학의 첨단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아니 전 소장은 “선진국은 물론 인도 파키스탄 등 여러 국가가 국제 공동연구의 중요성을 깨닫고 보조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형 교수는 “한국도 우주의 근원 등 근본적인 기초과학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아직은 단기 성과에만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지금까지 물리학 분야에서 그룹을 이뤄 세계 연구에 참여한 적이 없지만 이번이 시작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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