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 어떤전화로 하세요?… 통화료 싼 무선 사용 급증

  • 입력 2004년 10월 27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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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모씨(35)는 미국으로 국제전화를 걸 때 ‘001’ 등 세 자리 접속 번호를 먼저 누르는 유선전화 대신 휴대전화로 다섯 자리 번호를 누르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국제전화 1분을 사용할 경우 유선전화 ‘001’의 경우 288원이지만 ‘00755’ 등 다섯 자리 서비스는 156원으로 절반가량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씨처럼 휴대전화로 국제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 전체 매출액 가운데 이동전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2001년 24%였으나 지난해 32%로 높아졌다.

또 올해에는 이동전화의 비율이 45%로 올라갈 것으로 통신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매출액을 통화량으로 환산할 경우 이동전화를 이용한 국제 통화량은 올해 안에 유선전화를 앞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무선 통화량의 역전 가능성은 통신회사들의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유선전화 시장 1위 기업인 KT의 경우 2001년 국제전화 매출액이 4538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360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또 올해 상반기에는 1307억원으로 전년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00755’ 다섯 자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네트웍스의 경우 국제전화 매출액이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국제전화 매출액이 지난해 250억원에서 올해 290억원으로 16%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 고창국 홍보팀 과장은 “휴대전화가 많이 보급된 데다 저렴한 서비스를 내놓은 통신 사업자들이 늘어나 국제전화 시장에서 무선 통신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섯 자리 국제전화 서비스 업체들은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아 통화 요금을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하지만 저렴한 국제전화 서비스의 품질은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KT 홍보팀 김영관 부장은 “저렴한 국제전화 서비스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돈을 내고도 통화가 되지 않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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