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지양의 제대혈 이식을 담당한 동아대병원 소아과 이영호 교수(사진)가 제대혈의 장점으로 가장 먼저 꼽는 것은 이식조건이 덜 까다롭다는 것.
보통 제대혈 또는 골수의 조혈모세포는 6개의 항원구조로 돼 있다. 골수 이식의 경우 기증자와 수혜자의 항원구조가 모두 같아야 한다. 그러나 제대혈은 이 중 5개의 구조만 같아도 이식이 가능하다. 따라서 기증자를 모집할 때 골수보다 훨씬 쉽다.
면역거부반응도 골수보다 제대혈 이식에서 훨씬 덜 나타난다. 이식된 조혈모세포가 새로운 몸에 적응하지 못하고 기존의 세포를 공격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이식편대숙주병’이라고 한다. 이 병은 제대혈보다 골수를 이식했을 때 발병 가능성이 더 높다.
물론 골수 이식에 비해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제대혈을 이식하면 새로운 조혈모세포가 새 몸에 정착해 피를 정상적으로 만들기까지 3∼4주 걸린다. 반면 골수 이식의 경우 이 기간이 2주 정도다.
현재까지 제대혈 이식의 성공률은 골수 이식과 비슷한 60%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이 교수는 보건당국의 무관심을 지적한다. 제대혈이 난치병 치료의 중요한 자원인데도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제대혈은 그냥 버려지고 있습니다. 그게 왜 중요한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젠 정부에서 나서야 합니다. 별도의 기구를 신설해 제대혈의 중요성을 알리고 기증된 제대혈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습니다.”
부산=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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