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곤교수의 Really?]넓고 무거운 돌일수록 압력 분산돼 안전

  • 입력 2004년 11월 30일 18시 41분


머리로 돌을 깨고, 몽둥이를 몸에 때려 부러뜨리고, 이빨로 자동차를 끄는 괴력의 사나이들을 TV나 영화에서 보았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로서는 이들 차력사가 피나는 연습과 천부적인 능력만으로 괴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에 과학적으로 재미있는 현상이 숨어있다.

차력사가 땅 위에 눕고 배 위에 커다란 돌을 올려놓은 후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망치를 들고 내려친다. 큰 돌이 두 동강 난 모습에 모두들 입을 쩍 벌리고 놀란다. 하지만 돌 밑의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손을 털고 나온다. 이때 돌이 클수록 관중의 환호는 더욱 열렬해진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돌이 넓을수록, 그리고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밑의 사람은 더욱 안전해진다.

원리를 생각해 보자. 먼저 몸 위에 큰 돌을 올려놓으면 압력이 작용하므로 몸이 견딜 수 있을 정도의 큰 돌을 올려놓는다. 그런데 같은 힘을 받더라도 힘이 작용하는 부분이 넓어지면 압력은 작아지므로 눌리는 정도는 더 약해진다. 지하철 안에서 차가 급정거를 할 때 운동화를 신은 사람에게 밟히는 것보다 하이힐을 신은 사람에게 밟히는 것이 훨씬 아픈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위에 망치로 쿵하고 두드리면 망치는 돌에 힘을 전달하게 된다. 뉴턴이 말했듯이 힘을 주면 물체는 가속되는데, 물체의 질량이 클수록 가속도는 작아지게 된다. 그리고 그 힘을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한다. 즉 돌이 무거울수록 힘이 전달되는 속도는 떨어지게 돼 돌 밑의 사람은 좀 더 안전해지는 셈이다.

만일 벽돌 두 장을 배 위에 올려놓고 망치로 내려쳐서 깬다면 아래에 있는 사람은 목숨을 내놓아야 할지 모른다. 이처럼 큰 돌이 더 위험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상식은 맞지 않다. 하지만 더 크고 무거운 돌이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는 것일 뿐 위험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일반인들은 절대 호기심으로 시험하지 말기 바란다.

최준곤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chay@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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