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백반증, 초기 6개월내 잡아야…“흰 반점 무시 마세요”

  • 입력 2004년 12월 26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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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하얗게 되면 병원에서 ‘우드등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불빛을 쬔 부위가 하얗게 변하면 백반증이다. 그러나 피부건조증일 때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사진 제공 세브란스병원
피부가 하얗게 되면 병원에서 ‘우드등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불빛을 쬔 부위가 하얗게 변하면 백반증이다. 그러나 피부건조증일 때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사진 제공 세브란스병원
세계적인 팝가수 마이클 잭슨은 흑인이지만 얼굴은 백인처럼 희다.

그는 한 기자회견장에서 “백반증이 심해 어쩔 수 없이 나머지 피부를 탈색했다”고 밝혔었다. 흰 반점이 많고 커서 원 상태로 돌리기보다 정상적인 검은 피부를 희게 하는 게 낫다는 주치의 의견을 따랐다는 것.

잭슨이 백인을 동경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어쨌든 백반증이 외모에 자신감을 잃게 만들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백반증은 멜라닌 세포가 소실되면서 피부에 흰 반점이 생기는 병.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면역체계 이상으로 멜라닌 세포가 파괴된다는 설이 유력하다.

팝스타 마이클 잭슨도 백반증 환자다. 잭슨은 한 기자회견에서 “흰 반점이 심해 나머지 피부를 희게 탈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100명 중 1,2명에게서 생길 정도로 흔하다. 20세 이전에 주로 생기며 20∼25%에서 가족력을 보인다. 국내에는 40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겨울철엔 더 세밀한 관찰 필요

백반증은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피부성질과도 관계가 없다. 그러나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늦봄부터 여름까지가 많다. 자외선에 피부가 노출돼 흰 반점이 쉽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반면 겨울에는 병원을 찾는 환자가 의외로 적다. 흰 반점을 대부분 각질이나 버짐 정도로 여기고 무시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부가 흰 사람은 반점이 생겨도 식별이 어렵다. 다른 계절보다 노출이 적은 것도 반점 발견이 어려운 부분이다.

문제는 이런 와중에 반점이 확산된다는 것. 초기 6개월 이내에 발견하면 치료가 쉽다. 그러나 반점이 손바닥 크기까지 커지면 치료기간도 길고 수술마저 쉽지 않다.

피부를 세밀히 살펴보자. 처음에는 한두 개의 작은 흰점으로 시작한다. 눈썹, 입안 점막, 성기 주변 등 부위를 가리지 않고 흰 점이 생긴다.

○ 자외선 요법으로 치료율 높아졌다

흰 반점은 확산되다 어느 순간 멈춘다. 그러면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연 치유나 완치는 되지 않는다. 반점이 작을 때 발견하면 스테로이드 연고로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다.

자외선 요법이 쓰이면서 평균 치료율이 50∼70%까지 올랐다. 게다가 과거에는 자외선이 반점 주변까지 모두 검게 태웠지만 최근 반점 부위만 정확하게 태우는 방법이 개발돼 각광을 받고 있다. 다만 이 시술은 1회 5만 원 이상으로 비싼 게 흠이다.

자외선 요법은 매주 2회씩 1년 정도는 지속해야 효과를 본다. 또 얼굴, 몸, 팔, 다리 등에는 피부색을 되찾는 효과가 크지만 손 발 등 신체의 끝 부분에는 효과가 적다는 게 단점이다. 장기간 치료하다 보면 주근깨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치료가 듣지 않으면 정상피부를 떼어내 이식을 하거나 색소를 입히기도 한다.

머리나 눈썹이 하얗게 되는 백모증이 가장 치료가 더디고 힘들다. 특히 머리카락은 피부 이식이 필요할 때가 많다. 의사와의 상담이 필수적이다.

잭슨처럼 정상 피부의 색소를 제거해 나머지 부위와 맞추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드문 편. 1년간 약물을 쓰면 영구적으로 흰 피부가 된다. 다만 자외선에 노출되면 탈색한 피부가 검게 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박윤기 교수,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최지호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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