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주일의 키워드] ‘프라이드 전사’ 최무배 격투기

  • 입력 2005년 1월 6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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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규모 격투기 대회 4연승을 기록한 격투기 선수 최무배. -동아일보 자료사진
국제규모 격투기 대회 4연승을 기록한 격투기 선수 최무배. -동아일보 자료사진
희망찬 새해를 맞아 누리꾼 (네티즌)들도 신년계획을 세우기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새해 첫째 주 인기 검색어에는 새해 관련 키워드들이 대거 등장했다.

인기검색순위 1위는 ‘신년운세’, 2위는 ‘새해문자’였다. ‘새해문자’는 새해 인사를 위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찾는 키워드다. 휴대전화는 이제 신년인사의 풍속도 바꾼 듯하다. 일가친척의 집을 방문하거나 친구들에게 전화라도 걸어 새해 덕담을 주고받던 것이 몇 년 사이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한 인사로 대체됐다.

5위인 ‘닭’과 9위인 ‘일출’도 새해에 검색 빈도가 급상승한 키워드이다. 직접 해돋이를 보지 못한 누리꾼들도 떠오르는 해의 사진들을 즐겨 찾았다.

3위는 가수 ‘박효신’. 연말에 한 방송국에서 열린 가요결산 프로그램에서 열창한 것이 화제가 됐다. 가수가 열창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방송국의 준비부족으로 배경음악이 튀면서 정상적인 노래를 하기 힘들었다는 점. 이 상황을 박효신은 노련한 라이브 실력으로 넘겨 칭찬을 받고 있다.

검색순위 Top 10
순위검색어
1신년운세
2새해문자
3박효신
4최무배
5
6이력서
7저우싱츠
8디카놀이
9일출
10와탕카

4위는 한국인 격투기선수 ‘최무배’. 세계 최고의 격투기 대회 중 하나인 프라이드 대회에서 키 2m30cm에 몸무게 238kg의 거한 자이언트실바를 꺾고 4연승을 기록해 격투기를 좋아하는 누리꾼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6위는 ‘이력서’. 채용공지가 많지 않은 신년 초부터 이력서 키워드가 급부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7위는 중국 코믹영화의 제왕 ‘저우싱츠’(周星馳)가 올랐다. ‘소림축구’ ‘희곡지왕’ 등 어이없을 만큼 상상력을 극대화 시켜내는 그의 영화는 한국에서도 마니아가 많다. 새로운 영화 ‘쿵푸허슬’의 홍보와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해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8위는 ‘디카놀이’.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동영상처럼 보이게 하며 노는 새로운 인터넷 유행문화이다. 옛날 책 귀퉁이에 만화 장면을 한장 한장 그려놓고 책장을 빠르게 넘기면 만화영화처럼 보이던 것과 같은 원리. 디지털 카메라와 사진에 친숙해진 사람들이 새로운 놀이문화를 폭발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10위는 ‘와탕카’. 인터넷에서 인기 높은 만화다.

조희제 다음검색 분석실장 ouyaa@daumcorp.com

▼인터넷 만화‘와탕카’해석 백가쟁명▼

인터넷은 전통적으로 종이와 짝을 이뤄왔던 만화의 새로운 개척지다. 이번 주 검색순위 10위에 오른 ‘와탕카’는 인터넷 사이트 ‘이런뉴스 (www.erunnews.com)’의 연재만화다. ‘우주인’이라는 필명의 작가가 1년 남짓 연재중인 이 만화는 고전 동화, CF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대상을 패러디해 의외의 결말을 이끌어낸다는 것이 특징이다.

‘와탕카’의 뜻이 궁금해 인터넷 지식검색창에 ‘와탕카’를 쳐봤다. 역시 온갖 설왕설래가 가득했다. 한 누리꾼은 ‘와탕카’의 뜻을 이렇게 설명했다.

‘80년대 대학가 생맥주집에서 건배하면서 소리쳤던 말로 요즘 쓰이는 ‘원샷’과 같은 뜻입니다. 500cc 맥주 한 잔을 와당탕 마시고 카∼ 한번 하자는 뜻이죠.’

또 다른 누리꾼은 이렇게 토를 달았다.

‘Wadanka가 맞느냐, Watanka가 맞느냐에 따라 다르겠지요. 아프리카 말 Wadanka는 건배의 뜻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반면 Watanka는 미국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말로 신성한 힘을 뜻합니다….’

온갖 해석 가운데 압권은 한 누리꾼의 다음과 같은 해석이다.

‘아르키메데스가 왕이 낸 숙제(금관에 은이 섞여있는지 알아보라는)를 고민하다가 목욕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해결법이 떠올랐다는 일화에 나옵니다. 기쁜 나머지 알몸으로 시내를 뛰어다니며 ‘와탕카, 와탕카’라고 외쳤다는…. 뜻은 아마도 ‘깨달았도다’라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누리꾼이 ‘와탕카’라고 기억하는 아르키메데스의 외침은 ‘유레카’였다.

‘와탕카’의 작가에게 제목의 뜻을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90년대 TV드라마 ‘서울의 달’에서 백윤식 씨가 화투칠 때 좋은 패가 들어오면 ‘와탕카’하고 소리치는 장면이 있다. ‘만세’ ‘지화자’와 비슷한 뜻이라고 했는데 그처럼 이 만화를 보는 사람도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라고 붙인 제목이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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