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다가 무심코 입 안 점막을 씹어 쓰리고 아파서 한참을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 조금만 피곤해도 입 안이 허는 사람도 많다.
음식물을 씹고 삼키기 힘들어지므로 끼니때마다 괴롭다. 심할 경우 침을 삼키거나 혀와 입술을 움직이기가 힘들어 발음까지 나빠지기도 한다.
▽증상과 원인=처음에는 점막의 작은 상처로 시작하지만 세균과 이물질의 영향으로 점점 커지고 깊어진다. 보통 발생한 지 열흘 정도 지나면 자연히 낫지만 심한 경우 2주 이상 없어지지 않기도 한다.
치아나 이물질의 자극을 받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입 안 점막이 허는 궤양을 ‘재발성 아프타성 구내염’이라 부른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일단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피로, 정신적 스트레스, 알레르기, 내분비 장애도 중요한 원인이다. 맵고 짠 음식이 입 안을 자극했을 때 생기기도 한다. 생리 며칠 전 주기적으로 입 안에 궤양이 생기는 여성도 있다.
▽예방과 치료=철분, 엽산, 비타민B 섭취가 부족할 때 입 안에 궤양이 생기기 쉽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평소에 시금치 등 녹색 채소, 굴, 간 등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물을 많이 마시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것도 중요하다.
가그린 등 구강청정제나 오라메디 등 스테로이드 연고를 이용하면 증상을 약간 누그러뜨릴 수 있다.
병원에서는 재발을 줄이는 치료를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5∼10일 스테로이드 약을 먹으면서 연고를 바른다. 궤양이 생긴 부위에 직접 스테로이드 제제를 주사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세균감염 외에 몸에 열이 많아 입 안에 궤양이 생기는 것을 ‘구감(口疳)’이라 한다. 열을 내리고 염증을 달래는 박하, 황백, 감초 등을 먹는 약으로 처방한다.
▽증세 길고 심하면 다른 질환 의심해 봐야=궤양이 입 안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고 눈이나 성기 등 피부에도 생긴다면 ‘베체트병’일 가능성이 있다. 베체트병은 흔히 관절 통증이나 호흡기 질환을 동반한다. 실명 등 심각한 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흡연과 음주가 잦은 사람이 자주 입 안에 궤양이 생긴다면 구강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도움말=연세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안형준 교수,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백정환 교수, 경희대 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 김윤범 교수)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건강과 관련해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health@donga.com으로 보내 주십시오. 독자 여러분의 참여 기다립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