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한숨에 비하면 대기 전체의 부피는 1에 0을 22개 붙인 만큼이나 더 크다. 하지만 워낙 분자가 작기 때문에 한숨에는 역시 1에 0을 22개 붙인 만큼의 공기 분자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한숨의 공기가 대기 전체로 희석된 후에도 한숨의 부피에는 한두 개의 공기 분자가 남아 있을 수 있다.
한편 10원짜리 동전을 볼 때마다 품곤 했던 의문이 있다. 어느 별에서 만들어져서 태양계의 일부가 돼 이 동전에 자리 잡은 저 수많은 원자들의 값이 10원도 안될까 라는 의문이다. 그런데 최근 신문에 구리와 아연의 국제 원가가 상승해 10원짜리 동전의 원가가 10원을 초과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속으로 ‘그럼 그렇지’ 하고 쾌재를 불렀다.
10원짜리 동전은 65%가 구리고, 35%는 아연이다. 동전의 무게를 재어 보았더니 거의 정확하게 4g이었다. 이 동전에 들어 있는 구리와 아연 원자수의 합은 대략 4에 0을 22개 붙인 만큼의 값이다.
그렇다면 동전에 들어 있는 원자의 수는 한숨에 들어 있는 원자의 수와 대충 비슷한 셈이다. 우리가 공기를 돈을 주고 사야 한다면 얼마를 지불해야 할까. 동전의 가치가 10원이듯이 숨을 한번 들이마실 때마다 10원씩 내야 한다면 하루에 얼마가 들까. 1분에 16회 정도 호흡을 하니까 한 시간이면 1000번 정도이고 하루면 2만4000번이니까 24만 원을 내야 된다. 하루에 24만 원을 버는 사람도 많지 않고 보면 공기가 공짜인 것은 천만다행이다.
김희준 서울대 화학부 교수 hjkim1@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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