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오로라 신비 밝힌 김주환 연세대 박사

  • 입력 2005년 2월 24일 18시 38분


자연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네이처’ 17일자에 토성 오로라의 신비를 벗기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연세대 김주환(35) 박사는 사실 토목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공학자다. 오로라와 토목공학, 왠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김 박사는 “토목공학과 천문학이 결코 다르지 않다”며 “오로라의 원인인 태양풍의 강도를 계산하거나 토성 표면에서 좌표를 따지는 수학적 방법은 토목공학에서 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7년 9월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시건대에서 토목공학과 수학으로 두개의 석사 학위를 따냈다.

미시건대 천문대기학과에 있던 ‘행성 오로라의 대가’ 존 클라크 교수와 인연을 맺게 된 건 우연이었다. 1999년 석사를 마친 그가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자료를 분석할 프로그래머를 구한다는 ‘광고전단’을 보게 됐던 것.

클라크 교수의 연구조교가 된 그는 복잡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목성과 토성의 오로라 영상을 처리하고 분석했다. 이 와중에 토목공학으로 박사학위도 받았다.

김 박사는 능력을 인정받아 2002년 클라크 교수가 보스턴대로 옮길 때도 따라갔다. 클라크 교수가 천문학 박사 학위를 주겠다고 했지만 김 박사는 그의 제의를 뿌리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1주일에 두세 번밖에 잠을 못자며 오로라를 분석하는 연구가 고생스러웠기 때문.

2003년 9월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응용역학연구실 박사 후 연구원으로 온 그는 귀국한 후에도 클라크 교수와 인터넷을 통해 오로라 연구를 계속해 왔다.

김 박사는 “미국에 숙련된 자료 분석가가 드문 것 같다”며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우주 연구는 무척 흥미롭다”고 말했다.

현재는 태양계를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에게 도움이 될 토성 오로라 지도를 작성하는 한편, 구조물이 지진이나 폭발처럼 급격하게 변하는 힘에 어떻게 반응하지를 연구하고 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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