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팀, HIV유전자 결합 인공단백질 개발

  • 입력 2005년 3월 17일 18시 44분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을 사망시킨 ‘현대판 흑사병’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현재도 수천만 명이 에이즈 바이러스(HIV)에 감염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아직 완벽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HIV가 재빠르게 변신해 기존에 개발된 약에 내성을 갖춰가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에이즈 발병을 좀 더 근본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세대 허만욱 교수, 인제대 김연수 교수, 바이오벤처 툴젠 등 공동 연구진이 HIV가 체내에서 복제를 거듭하며 수를 늘려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는 방법을 찾았다.

HIV 유전자는 인간의 유전자에 끼어들어 복제를 시작한다. 이때 인간과 자신의 단백질 두 개(Sp1, Tat)가 HIV 유전자에 달라붙어야 한다. 연구팀은 바로 두 단백질 대신 HIV 유전자에 결합하는 인공 단백질을 개발한 것. 권투에 비유하면 HIV에 ‘원투 더블펀치’를 날린 격이다. 실험실 배양세포 수준이지만 HIV의 복제를 99.9%까지 차단했다. 이 연구논문은 ‘저널 오브 바이올로지컬 케미스트리(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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