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팀버늑대’ 국내서 첫 인공수정…멸종위기 보존 길터

  • 입력 2005년 3월 28일 07시 03분


이번에 인공수정에 성공한 암컷(오른쪽)과 수컷. 사진 제공 서울대공원
이번에 인공수정에 성공한 암컷(오른쪽)과 수컷. 사진 제공 서울대공원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늑대의 인공수정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해 곧 새끼가 태어날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내에선 멸종됐으나 중국에서 발견된 토종 붉은여우를 곧 국내에 들여온 뒤 2007년까지 소백산에 방사할 예정이다.

이것은 국내에서 이미 멸종됐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의 복원 및 보존에 획기적인 전기(轉機)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공원 동물연구실 종(種)보전팀은 “올해 1월 말 야생 늑대의 일종인 ‘팀버늑대’의 인공수정에 성공했으며 현재 임신 55일째”라고 27일 밝혔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현재 암컷 늑대의 젖꼭지가 커지고 배가 약간 부른 상태”라며 “내달 초 4, 5마리의 새끼를 낳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야생 늑대의 임신 기간은 60∼65일이다. 대공원 종보전팀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출산 과정을 기록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서울대공원 등에서 늑대의 자연 번식이 있어 왔지만 태어나자마자 죽는 등 실패율이 높아 번식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서울대공원은 또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 인근의 한 동물원에서 한국 토종 붉은여우와 유전자가 동일한 붉은여우 8마리를 찾아내 다음 주 중 국내로 수입해 올 예정이다.

서울대공원은 “중국에 있는 붉은여우 수컷 5마리와 암컷 3마리의 모근을 떼내 자체적으로 확보해 놓은 북한산 토종 붉은여우의 유전자, 2004년 강원 양구에서 사체로 발견된 토종 붉은여우의 유전자와 두 차례에 걸쳐 비교 분석한 결과 모두 동일한 종의 유전자로 확인됐다”면서 “이는 한국 토종 붉은여우를 찾아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공원 측은 붉은여우가 들어오면 수컷의 정자를 채취해 영하 196도로 급속 동결한 뒤 인공수정 방식으로 개체 수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 방식으로 2007년까지 토종 붉은여우를 50마리로 증식시킨 뒤 환경부와의 협의를 거쳐 소백산 일대에 방사할 계획이다.

토종 붉은여우는 1978년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이후 2004년 양구에서 한 마리가 사체로 발견되었을 뿐 국내에서 존재가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이와 함께 올해 안으로 북한, 중국 등지에 살고 있는 표범, 시베리아호랑이, 반달가슴곰, 스라소니 등 야생동물 6종 18마리의 유전자를 분석해 토종임이 확인될 경우 모두 수입하기로 했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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