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헬스]비만치료제 논쟁

  • 입력 2005년 4월 10일 18시 03분


비만 치료제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최근 일부 방송에서 의사가 비만환자에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금지한 약물을 처방한다고 보도하면서 때 아닌 비만치료제 논쟁이 붙었다.

이들 방송은 ‘아디펙스’와 ‘프로작’의 국내 카피약인 ‘프록틴’ 등을 함께 처방하는 병합요법이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온다며 환자사례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대한비만체형의학회가 과장된 보도라며 공식 해명서를 발표했다.

학회는 “FDA에서 1년 이상 장기 사용이 허용된 비만치료제는 제니칼과 리덕틸 등 2종류가 맞지만 방송에서 문제 삼은 약의 사용이 금지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아디펙스, 푸리민, 디피온, 프로작, 푸링 등의 약물은 이미 FDA에서 식욕억제 등 체중감소를 목적으로 단기간 사용을 허용했으며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사용을 승인한 상태라는 것.

임옥근 학술이사는 “두 가지 약을 함께 썼을 때 문제가 된다고 한 방송보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며 “이런 ‘병합요법’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이라고 반박했다.

비만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식사조절과 적당한 운동이다. 학회 역시 이 점을 인정하며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보조적인 요법일 뿐 영구적인 체중감량효과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회는 “그렇다고 이미 효과를 인정받은 약에 대해 부작용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쓸 약이 없다”며 “결국 환자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항우울제인 프로작(프록틴)의 경우 오래 전부터 식욕억제 기능을 인정받아 널리 사용돼 왔다.

게다가 가장 널리 처방되고 있는 비만치료제 중 하나인 리덕틸 역시 혈압상승 등의 부작용이 있고 일부 국가에서는 이 약을 복용한 환자가 사망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작은 부작용도 환자에게는 크게 느껴지는 법. 비만치료제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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