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봄철 수면장애…미치도록 잠자고 싶다

  • 입력 2005년 4월 24일 17시 20분


동아일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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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괴로움은 겪어 본 사람만 안다. ‘자야 하는데…’ 하며 밤새 뒤척이다가 새벽이 밝아오면 절망감에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다. 남들은 낮에도 졸음을 참지 못해 힘들어하는 봄인데 왜 잠이 오지 않는 걸까.》

○ 뒤처진 수면-기상 주기, 천천히 앞당겨야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모두 불면증은 아니다. 수면 리듬은 여러 가지 이유로 무너질 수 있다. 계절 변화도 하나의 원인. 해가 빨리 뜰수록 잠에서 깨는 시간은 자연히 앞당겨진다.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뇌 내분비선의 수면 호르몬 생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그에 알맞게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 늘 오전 2∼3시에 잠들던 사람이 한 시간 일찍 일어난다고 그만큼 일찍 잠들게 되지는 않는 것. 그러다 보면 점점 ‘잠이 부족하다’는 걱정에 쫓긴다. 불안감은 자율신경을 흥분시켜 잠드는 것을 더 방해한다.

잠이 부족해 낮에는 졸음이 쏟아지지만 춘곤증이려니 하고 가볍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렇게 악순환이 이어질 때 수면 리듬을 바로잡지 않으면 자칫 만성 불면증이 될 수 있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하루 10분 정도씩 앞당기는 훈련이 필요하다.

낮에는 가능한 한 잠을 자지 않는다. 오후에는 커피나 차, 콜라, 초콜릿 등을 먹지 않는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는 8∼14시간 지속되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대의 운동은 자율신경을 흥분시켜 수면을 방해하므로 저녁식사 전에 하는 것이 좋다.

주말에 ‘밀린 잠을 몰아서’ 자는 습관은 좋지 않다. ‘이만큼은 반드시 자야 한다’는 규칙은 없다. 하루 이틀 잠을 제대로 못 잤더라도 8시간 정도의 숙면이면 충분하다. 스스로 잠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잠깐 깼다가 다시 자는 것을 반복하면 수면 리듬이 망가진다.

○ 불면증, 잠들기 위한 노력부터 버려라

불면증은 수면 리듬만 헝클어진 것이 아니라 ‘잠의 구조’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잠은 뇌파의 활성화 정도에 따라 4단계 깊이로 나뉜다. 불면증 환자는 잠들기도 힘들지만 일단 잠들어도 뇌파가 불안하고 잠이 얕아 중간에 자주, 또는 너무 일찍 깨어난다.

4주 이상 계속해서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만성 불면증 환자로 봐야 한다. 환자의 주관적인 고통은 말할 수 없이 심각하다. 불면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므로 잠자는 동안 혈압, 맥박, 호흡, 뇌파, 혈중 산소 농도 등을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불면증에 시달리면서도 수면제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 요즘 처방되는 수면제는 수면에 관련된 뇌세포 일부에만 작용해 중독성이 적다.

그러나 의사 처방 없이 남용하면 오히려 불면증을 악화시킨다.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제제를 먹는 사람도 있지만 효능이 확실히 검증된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술을 마시면 일단 잠이 들더라도 숙면을 취하기는 어렵다. 수면 중에 혈중 알코올 농도가 줄어들면 자율신경이 흥분해 쉽게 깨어나기 때문이다. 잠자리 전 술 한잔 습관이 자칫 중독이 될 위험도 크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정도언 교수, 한양대구리병원 신경정신과 최준호 교수,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신과 홍승철 교수)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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