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과 소득 수준, 사회적 지위가 높은 남성일수록 발기부전율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처음으로 나왔다.
대한남성과학회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호남권 영남권 중부권 등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40∼79세 남성 1570명을 대상으로 사회 문화 경제적 요인과 발기부전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안태영(安太榮) 교수의 주도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전체의 32.4%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소득 따라 3배 격차=교육 수준에 따라 발기부전율을 분석한 결과 초등학교 졸 이하가 58.3%로 가장 높았다. 대졸 이상(21.4%)과 비교했을 때 3배 가까이 발기부전율이 높은 것.
소득 수준에 따라 발기부전율도 큰 편차를 보였다.
월수입이 100만 원 미만인 경우 발기부전율은 66.2%였다. 그러나 소득이 많아질수록 발기부전율은 떨어져 400만 원 이상인 경우 21.0%에 불과했다.
안 교수는 “고학력이 안정적 직장으로 이어지면서 심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사회적 지위 높아야 힘도 좋다?=직업별 발기부전율 조사도 처음 이뤄졌다. 흥미로운 점은 육체노동자가 ‘힘’이 좋고 사회 고위층일수록 떨어진다는 기존의 통념이 틀렸다는 것.
발기부전율이 가장 높은 직업군은 무직·가사노동으로 75.0%가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단순노무직이 49.4%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공무원·고위임직원·관리자의 발기부전율은 11.9%로 가장 낮았다. 두 번째로 발기부전율이 낮은 직업군은 사무직으로 12.4%였다.
안 교수는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스트레스로 인한 발기부전 환자가 많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운동이나 식생활을 통해 몸을 관리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반대”라며 “외국의 연구결과도 우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른 요인들은=자녀수가 많을수록 발기부전율이 높았다. 자녀가 없을 때 발기부전율은 30.7%. 그러나 1∼3명일 때 77.5%, 4명 이상일 때 92.3%로 급증했다. 안 교수는 “자녀 교육이나 생활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배우자가 있는 경우(30.3%)가 없을 때(72.2%)보다 발기부전율이 훨씬 낮았다.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발기부전 역시 나이가 많을수록 급증했다. 40∼49세의 발기부전율은 17.0%였으나 50∼59세 29.6%, 60∼69세 62.0%, 70∼79세 84.4%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등 수도권의 발기부전율이 34.4%로 가장 높았으며 호남권이 23.9%로 가장 낮았다. 영남권은 31.2%, 중부권은 28.2%로 조사됐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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