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黃禹錫·사진) 석좌교수가 인간 체세포 복제에 성공한 것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전인 2003년 2월이었다고 처음 밝혔다.
30일 서울대 기숙사인 관악사 주최 강연회(콜로키움)에 강사로 초청된 황 교수는 그간의 연구과정과 성과에 얽힌 뒷얘기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황 교수는 2004년 2월 사이언스지에 ‘체세포 핵이식을 통한 줄기세포 배양’ 연구 내용을 처음 소개했다.
황 교수는 “당시 영장류의 8세포 분열 이후 단계의 실험 성공은 ‘신성(神聖) 영역’이라 불리던 불가능의 단계였다”며 “그러나 이미 30개의 체세포 복제에 성공해 국립과학연구소 DNA 검사를 통해 복제 확인을 한 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그 성과를 확인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계 생명공학계는 유대인들의 영향력이 막강해 이들에게 배척당하면 학계에서는 퇴출”이라며 “당시 유대인이자 이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새턴 교수가 ‘영장류 체세포 복제는 불가능하다’는 논문을 사이언스지에 발표해 이를 뒤집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해 5월 새턴 교수가 임상실험 대체용 원숭이 복제를 의뢰하기 위해 우리 실험실을 방문했을 때 인간 난자 12개를 복제하는 실험을 직접 보여줘 그로부터 인정받게 됐다”며 당시의 가슴 졸였던 사연을 공개했다. 세계적인 과학 잡지 사이언스에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용 배아줄기 세포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내용으로 표지논문을 장식한 뒤 국내에서 처음 가진 이날 강연회에는 10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2시간 동안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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