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男’ 탈출…조루증 치료제 임상시험에 160명 몰려

  • 입력 2005년 6월 16일 03시 25분


“오래 할 수만 있다면야….”

한 다국적 제약사의 조루증 치료제 임상시험에 참가자가 폭주하고 있다. 조루증은 섹스 시작 후 바로 사정하는 남성 성기능 장애.

먹는 약으로 개발된 이 약은 2007년 출시를 목표로 현재 전 세계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미국은 완료됐으며 한국과 호주는 4월부터, 대만은 5월부터 각각 6개월간 실시 중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격 요건이 매우 까다로웠기 때문.

일단 사정까지의 시간이 2분 이내인 조루증 환자만 대상으로 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병원이나 제약사 직원, 연구 관계자는 배제됐다.

그리고 부인이 직접 스톱워치로 남편의 사정까지의 시간을 재 기록해야 하므로 부인이 동의서에 서명을 해야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조건 때문에 1개 임상시험센터당 참가자는 미국 3명, 호주 5명에 불과했다. 대만은 현재까지 12개 센터에서 4명을 모집하는 데 그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달랐다. 11개의 임상시험센터에 총 160명이 참가했다. 참가율이 센터당 14.5명꼴로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한 해석은 두 갈래다. 남성의 섹스 능력을 지속 시간과 연결하는 분위기가 유달리 강한 우리 문화를 반영한 사례라는 것. 반면 과거 부끄럽게 여겼던 성기능 장애를 당당하게 치료하려는 긍정적인 변화라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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