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대륙의 얼음은 물이 언 것이 아니라 눈이 다져졌다는 점에서 보통 얼음과 다르다. 즉 눈이 두껍게 쌓이면서 아래쪽의 눈이 눌리고 다져져 결국 딴딴한 얼음이 된 것이다.
남극 얼음 속에는 공기가 작은 방울로 압축돼 있다. 투명한 얼음조각에 들어있는 동글동글한 예쁜 공기방울은 들여다보기만 해도 신기하다. 컵에 담아 귓가에 대면 더 신기하다. 바로 얼음이 녹으면서 그 속에 갇혀 있던 수백∼수천 년이나 된 공기방울들이 터지면서 내는 ‘탁! 탁!’ 하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실제 그 소리를 들으면 대자연과 남극의 신비에 몸을 떤다.
얼음을 연구하는 빙하학자들에게 남극의 얼음은 중요한 재료이다. 눈이 얼음이 되기 전, 눈 결정 사이의 빈틈에 있는 공기가 얼음 속에 갇히면서 눈이 내릴 때의 대기조건을 간직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높이에 따라 공기 속의 이산화탄소 함량이 다르다. 따라서 이산화탄소의 함량을 알면 눈이 쌓일 때의 높이, 곧 남극대륙의 높이와 그 변화를 알 수 있다. 물론 눈이 쌓일 때의 공기 성분도 알 수 있어 당시의 기후를 유추할 수 있다.
장순근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