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차유철(사진) 상병이 지난달 6일 전역한 선임병 신모 씨에게 보낸 편지가 인터넷 미니홈피에 올라 누리꾼(네티즌)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이 편지는 차 상병이 군 생활을 하면서 서로 ‘아버지’와 ‘아들’로 부르며 지냈던 신 씨의 제대를 맞아 쓴 글. 신 씨는 차 상병과 또 다른 희생자인 전영철 상병을 각각 첫째 및 둘째 아들로 부르며 절친하게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차 상병은 신 씨와 첫 근무를 섰을 때를 기억에 떠올리며 “‘아들아, 빨리 상병 달아라. 아버지 집에 갈란다’란 말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그랬던 때가 정말 엊그제 같은데…”라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군대라는 곳에서 ‘제2의 아버지’로 지금껏 잘 지낼 수 있게 버팀목이 되어 준 것 같다”며 신 씨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자신에게 닥칠 불행을 어렴풋이나마 느꼈던 것일까. 차 상병이 “처음으로 아버지께 편지를 쓴다. 어찌 보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편지가 되겠다”라고 밝힌 것처럼 이 편지는 마지막 인사가 됐다.
신 씨는 사건 이후 자신의 홈피에 추모 글을 올려 “영원한 내 아들 차유철. 진짜 너는 내 아들 같았다. 말없이 항상 나 힘들 때 쳐다보고 있던 놈”이라며 슬픔을 달랬다.
차 상병은 지난달 22일에도 대학 친구인 곽모 씨에게 편지를 보내 “우리는 최전방에서 북한을 감시한다. 전쟁 나면 내가 제일 먼저 죽는다. 그래도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낸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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