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폭력’ 피해자 모임 “인격살인 포털 6곳 제소”

  • 입력 2005년 7월 8일 03시 06분


포털 사이트 등 인터넷에서 ‘사이버 폭력’이 잇따르는 가운데 피해자들이 포털 사이트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포털 사이트 피해자 모임’은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넷에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데 일조했다”면서 네이버 다음 싸이월드 야후 엠파스 파란(가나다순) 등 국내 6대 포털 사이트를 상대로 다음 주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모임은 “포털의 뉴스 댓글과 카페, 블로그에 사이버 폭력이 난무해 피해자가 늘고 있다”며 “포털 관리자들은 문제가 된 게시물의 내용을 알면서도 삭제하기는커녕 전면에 배치하는 등 더 잘 전파되도록 도왔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는 ‘S 양 자살사건’의 원인 제공자로 몰려 직장을 그만둔 A 씨와 인터넷 폭력으로 가출한 B 양의 어머니가 참석해 사례를 소개했다.

A 씨는 “5월 초부터 허위사실이 담긴 글이 포털 사이트의 미니홈피와 블로그 등에 게시되면서 개인 정보가 유포됐고 욕설과 협박이 난무했다”며 “인터넷에 관련 사실이 퍼진 뒤 회사를 그만뒀고 밖에 나가기가 두려워 칩거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포털 사이트는 사실 확인도 안 된 상태에서 본인에 대한 모욕적인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인기검색어’라는 명목으로 메인 페이지에 링크했다”고 말했다.

B 양의 어머니는 “한 교사의 자살사건과 관련해 여중생인 딸이 원인 제공자로 몰려 입에 담기조차 힘든 온갖 욕설 등을 겪은 끝에 급기야 가출했다”며 울먹였다.

피해자 모임은 진대제(陳大濟) 정보통신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한편 포털 사이트에 사이버 명예훼손 관련 토론회 개최를 촉구할 예정이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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